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46) |속담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값이 싼 물건은 당연히 그 품질도 나쁘다는 뜻이다.

집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싸게 짓고 싶지만 싸게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건축은 일반 소모품 같이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닐 평생 함께 살거나 설령 집을 팔더라도 싸구려 티가 나는 집은 잘 팔리지 않는다. 토목공사, 건축자재, 인건비, 건축업자 이윤, 기타 부수적인 비용을 다 따져보면 집하나 짓는데 보통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다.

도시에서 아파트는 사거나 분양을 받을 때는 그냥 몇 평형이라는 것과 평당 얼마라는 것만 알면 가격이 산출된다. 평당 2000만 원인 경우 33평형이라면 6억6000만 원이 기준이 되며, 이 가격에서 조금 높게 책정하거나 또는 조금 낮게 책정하면 된다. 아파트를 구입할 때도 그렇고 아파트를 팔 때도 마찬가지로 산정하면 된다.

그러나 시골의 전원주택은 평수만을 가지고 집값을 정하는 것은 엄청 어려운 일이다. 지역과 위치에 따라 토지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대지로 전환한 평수가 얼마인지도 중요하다. 거기다가 기본 골조가 나무인지, 철골인지, 철근콘크리트인지, 통나무인지, 흙인지에 따라 건축비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골에서 집을 지을 때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평당 얼마라는 계산방식은 위험하다. 다만, 대충 얼마면 되겠다는 예산을 세울 때 참고는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옥으로 지으려면 평당 1000만 원이 든다는 가정을 하면 한옥 30평을 지으려면 기본적으로 3억이 필요하다는 예산을 정할 수 있다. 물론 이 금액은 건물을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이고, 토목공사나 정원공사 등은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평당 얼마라는 식의 예산을 짜는 것은 그냥 대충이기 때문에 실제로 집을 지을 때는 각 단계별로 예산을 정밀하게 산정해봐야 한다. 집이란 그야말로 짓기 나름이다. 평당 가격이 얼마라는 것은 참고사항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위치가 어디냐? 어떤 자재를 쓰느냐? 창호와 싱크대를 어떤 브랜드로 쓰느냐? 등 다양한 옵션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축업체와 계약을 할 때는 기본품목과 옵션품목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의 품질을 가진 건축자재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작성해두어야 한다. 평탄작업이나 돌쌓기 등 토목공사, 정화조와 오배수관 매설 등 기초공사, 골조, 외벽부터 내부 벽지, 싱크대, 붙박이장, 조명, 마당, 정원수 등 미리 결정해두어야 할 사항이 많다.

대부분의 건축자재는 품질과 브랜드에 따라 가격편차가 꽤 있다. 무조건 좋은 것으로 한다면 예산보다 2배 이상 들어갈 위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간정도 이상의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사고 좋은 자재를 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고 좋은 자재는 찾기 어렵다. 적어도 중간정도 이상은 큰 하자는 예방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자재를 구매하더라도 좋은 목수를 만나야만 제대로 시공할 수 있다. 요즘은 건축업체가 목수를 고용하거나 도급을 주므로 시공경험이 많고 정직한 업체를 만나면 좋은 목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면 같은 금액이라도 자재의 절감, 경험을 활용한 노하우를 활용해서 합리적인 금액에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건축박람회나 소개, 인터넷 등을 통해서 괜찮은 건축업체를 찾았다면, 그 업체가 시공했던 시공도면과 세부 견적서를 검토해봐야 한다. 그리고 내 집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견적을 요청해서 비교해보면 전체적인 예산이 책정될 수 있다. 이때 평당 얼마라는 방식으로 결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하나하나의 건축자재와 시공비, 인건비를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산정한 다음 전체를 합하는 방식으로 하면서 자재의 브랜드와 품질 수준도 파악해야 한다.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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