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44) | 건축설계를 하는 것은 전문가인 건축사의 몫이다. 대신 건축주는 미리 평수, 원하는 외관 모양, 좋아하는 색깔, 내부 인테리어, 화장실, 주방, 침실, 거실, 데크, 마당조경, 정원수, 창호, 마루, 벽지, 보일러 등등 건축에 관련된 스케치를 해 놓아야 건축사에게 주문을 할 수 있다.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를 하거나 연필, 볼펜 등으로 스케치를 하면 된다. 그렇지 않고 그냥 전원주택 하나 설계해 달라고 하면 기존에 설계했던 것 아무거나 설계도라고 줄 수도 있다. 좋은 설계도면은 건축주의 생각이 잘 녹아있으면서도 보다 편리한 동선으로 넓고 큰 집에서 사는 기분이 들도록 하는 것이다. 

좋은 설계도면은 건축의 시행착오를 줄여서 기간을 단축하고 경비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택의 기능성과 조형미를 돋보이게 하면서 효율적인 동선으로 생활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은 설계인 것이다. 나중에 집을 팔게 되더라도 좋은 설계로 잘 지어진 집은 높은 가격에 거래를 할 수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집을 스케치할 때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은 몇 가지 살펴보자. 

시골집은 너무 크게 지을 필요는 없다. 약 20평 정도의 공간이면 크게 불편하지 않고, 또 외부의 데크라든지, 원두막이나 정자, 창고, 비닐하우스 등을 활용해도 되기 때문이다. 방은 조금 좁더라도 대신 거실은 조금 넓게 만드는 것이 좋다. 이 거실이 공동생활공간이 된다. 거실에는 큰 창문을 달아 집안을 밝게 하고 거실 창문을 통해 데크와 연결되도록 하면 편리하다. 

시골의 전원주택에서는 테라스나 데크를 생활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손님이 오면 야외 데크에서 차 한 잔을 하거나 또는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시골의 작은 집은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방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해서 옷과 이불을 넣고, 2층 계단 밑이나 자투리 공간에는 자그마한 창고를 만들어서 잡동사니를 정리하자. 현관문, 거실문과 함께 주방에서도 외부로 통하는 출입문을 설치하면 편리하다. 그리고 기둥이나 벽면에 장식장을 만들어두면 예쁘게 꾸밀 수도 있고 소품을 진열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필자는 평창에 15평의 조그만 집을 지을 때 위에 소개한대로 처음에는 스케치를 하고, 파워포인트로 외부모습과 내부 면적 등을 그려보았다. 주방과 거실은 함께 사용하므로 널찍하게 만들고, 미니 2층에 5평정도의 다락을 만들어서 부족한 공간을 보완하도록 했다. 현관은 추운지방임을 고려해서 중문을 설치하고, 중문을 들어오면 벽면에 책장을 두어 책을 진열하도록 했다. 1층에는 방을 만들지 않는 대신 하얀색 붙박이장을 놓아 벽면이 생기면서 옷이나 이불 등을 보관할 수 있게 했다. 

계단 밑에는 잡동사니들을 넣을 수 있는 간이창고를 배치했으며 보일러실은 외부에 별도로 만들었다. 거실창문은 남쪽은 전면이 보이도록 하고, 동쪽과 서쪽은 조금 작지만 멀리까지 보이도록 전망을 중시해서 설치했다. 남쪽과 서쪽 전면 거실창에서 데크로 바로 나갈 수 있도록 해서 편리성을 높였으며, 데크는 맨발로 나가도 크게 문제없도록 거실과 높이를 맞췄다. 

화장실은 조금 넓게 만들어서 샤워가 가능하고, 세탁기와 건조기가 들어가도록 했다. 2층에도 화장실을 만들어서 밤에 아래층에 내려오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천정은 루바목재로 마감하는 대신 벽지는 무난한 색으로 골랐다. 경량철골 구조로 뼈대를 세우고 200미리 단열재가 들어있는 징크로 외관을 마감했다. 원두막은 간단한 조립식이라서 손님이 오면 커피를 마시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밖에는 외부수도를 설치해서 신발을 닦거나 야외 설거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아무튼 시골집은 작지만 있을 것 다 갖추고, 생활에 편리하도록 설계하고, 시공하면 된다. 살아보니 불편한 것도 조금은 있지만, 이만하면 고대광실이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다. 집은 작지만 거실은 넓게, 그리고 데크도 넓게…….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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