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37) | 살 지역을 선택했다면 이제 자신이 원하는 땅을 찾아보는 작업이 중요하다. 지역이 어디이든 도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일단 ‘전망’이 좋고 ‘남향’으로 앉아 있는 토지이다. 전망 좋고 남향의 토지를 찾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님은 당연하다. 설령 그런 땅을 만났다고 하더라도 부르는 값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찾아다니다 보면 ‘여기요’하고 나를 부르는 땅이 나올 것이다. 시골살이에 좋은 땅을 고르는 필자가 터득한 비법(?)을 몇 가지 소개하려 한다.

첫째는 어느 곳이든 전망이 멋진 곳을 찾아보자. 도시에서도 전망이 좋은 아파트나 동호수가 수억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기도 하듯이 시골에서도 마찬가지다. ‘숲세권’ 아파트의 경우 깨끗한 자연환경과 숲이라는 전망 때문에 더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강을 바라볼 수 있는 ‘강세권’ 역시 선망하는 아파트다. 아침 햇살이 비추는 강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을 즐기는 여유가 느껴진다. 아름다운 공원 근처에 있는 ‘공세권’ 아파트나 좋은 학군을 끼고 있는 ‘학세권’이 인기이듯이 시골생활도 숲속에 있거나 강 또는 개울을 바라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반드시 숲이 아니라도 바다뷰, 강변뷰, 호수뷰, 들판뷰 등 좋은 전망을 나타내는 단어를 선호한다. 그러니 벼가 익어가는 황금빛 들판이 보인다든지, 고랭지 채소밭 전망이 있다든지, 산등성이가 잘 보인다든지 강이나 개울이 잘 보이는 곳을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는다.

둘째는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하는 경우 가능하다면 남향을 찾아보자. 꼭 남향이 아니고 남동향, 남서향인 경우라도 무난하다. 가능하면 피해야할 방위는 북향, 북동향, 북서향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북향이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북향은 겨울철 난방비가 많이 들어가고 햇빛이 잘 들지 않는다는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반대로 남향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해서 냉반방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남향의 주택인 경우 여름에는 햇빛이 적게 들고, 반대로 겨울에는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전망이 좋고 남향이면서 배산임수형이면 더욱 좋다. 뒤쪽에 부는 바람을 막아주는 산이나 언덕이 있으면 포근하고 편안하다. 굳이 풍수지리를 따지지 않더라도 포근하다는 것은 사람이 살기 좋은 느낌(氣)을 가지고 있는 땅이다. 금계포란형(봉소포란형)이나 좌청룡우백호의 지세를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바람만 가려주어도 시골의 겨우살이는 한결 따뜻해진다. 배산임수형이면서 멀리 바다나, 강, 호수가 보이는 전망을 갖고 있는 토지, 산등성이가 물결처럼 파도치는 전망을 가진 토지가 있다면 적극 검토해봐야 한다. 다만, 그런 전망을 가진 토지는 개발이 불가능할 수 있으므로 미리 건축이 가능한지 확인해봐야 한다.

넷째는 해발고도가 조금 높은 500~800고지에 자리한 숲이면 더 좋다. 겨울에 춥다는 단점은 있지만, 여름에 모기가 살지 못하고, 서늘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생체리듬이 가장 활발한 높이가 해발 700미터 정도(평창 happy 700 참조)라고 한다. 500~800고지는 저기압고과 고기압이 만나는 지역으로 기압의 변화가 적어서 몸과 마음이 상쾌함을 느끼는 높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사람이 살기 좋은 해발고도가 조금씩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해본다. 이 정도 높이의 숲은 나무가 울창하고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사람의 건강을 지켜준다. 숲은 자연치유능력이 있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병원균, 해충, 곰팡이 등에 저항하기 위해 분비되는 물질인데 이것이 사람에게도 약이 된다. 피톤치드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낮춰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너무 깊은 골짜기나 물이 너무 가까운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자연인이 사는 곳은 대부분 깊은 산속 골짜기 깊은 곳인데,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할 의도가 아니라면 숲속이라도 적당한 평지가 있어야 한다. 골이 깊으면 일단 햇빛을 받는 일조량이 적다는 단점이 있다. 햇빛은 모든 생명체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고 나이 들어갈수록 햇빛을 많이 쪼여야 건강을 유지한다. 깊은 산속에서는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지기 때문에 당연히 햇빛이 부족하게 된다. 또한 겨울철 눈이 오거나 여름철 장마가 질 때 자칫 고립될 위험도 있다. 동네의 넓은 길은 제설차가 다니면서 눈을 치울 수 있지만, 깊은 골짜기는 스스로 눈을 치워야 하는데 폭설이 내리면 대책이 없다.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으니 답답하다. 물이 너무 많은 강가나 개울가, 호숫가도 습기가 많아서 건강에 좋지 않다. 건강하려고 시골을 찾아왔는데 오히려 건강이 나빠진다면 이것을 잘못된 선택이다.

여섯째는 혐오시설이 있는 곳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대형 우사, 양돈장, 양계장이 근처에 있으면 냄새와 파리, 모기, 벌레 때문에 사람이 살기 적당한 환경은 아니다. 대농이 있어서 농사를 많이 짓는 농지 근처도 거름냄새와 농약냄새가 많이 나므로 피해야 할 지역이다. 물론 농사를 짓기 위한 귀농이나 가축을 키우는 축산을 한다면 예외가 된다. 그밖에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것은 고압선이 지나는 송전탑 근처, 묘지가 많은 지역, 쓰레기장 근처, 석산 근처 등도 시골살이로서 적당하지 않은 지역이다. 

일곱째는 산골짜기 골 근처나 골 아래에는 집을 짓지 않는 게 좋다. 왜냐하면 폭우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경우 산사태가 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경사도가 많은 임야를 깎아 만든 곳도 피해야 한다. 급경사지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아무리 축대를 잘 쌓고 토목공사를 잘하더라도 자연이 하는 일을 인간이 막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본 기사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볼 수 있습니다.
번역을 원한다면 해당 국가 국기 이모티콘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This news is available in English, Japanese, Chinese and Korean.
For translation please click on the national flag emoticon.

키워드

#구건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라이센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