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35) | 누구에게는 ‘처음’ 시작은 두렵고 떨린다. 첫 사랑이 그렇고, 첫 경험이 그렇다. 첫 작품이 그렇고 첫 강의가 그렇다. 경험이 쌓이면서 원숙함이 생겨서 차츰 잘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처음은 두려움과 가슴떨림이 동시에 찾아온다. 따라서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물론 타고난 재주가 엄청나고 부모의 유전자가 월등한 사람도 가끔은 있지만, 일반인은 무엇을 배우든 처음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된다. 그 두려움 때문에 아예 시작을 하지 않거나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처음 하는 시골살이가 그렇고, 처음 하는 은퇴가 그렇다. 두렵더라도 시작이라는 것을 해야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가 나온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 것도 시도하지 못하다면, 진짜 아무 일도 해내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생을 끝내게 된다.

또 누구나 초보자 시절을 겪는다. 초보운전자는 그냥 앞만 보고 갈 수밖에 없다.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는 장식품일 뿐이다. 좌회전, 우회전이 두려워서 한없이 차를 몰고 직진했던 것도 추억으로 남는다. 어느 정도 구력이 붙으면 이제 신호등도 보이고, 좌회전이나 우회전도 겁먹지 않고 하게 된다. 초보운전 딱지를 떼고 나면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키로미터 이상 달릴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시골살이도 초보의 단계를 거쳐, 점차 적응을 한 후, 달인의 경지에 올라설 수 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단 기어를 넣고 시골살이를 출발해보자.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시골살이도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 배움이라는 것은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 그리고 태도를 바꾸는 길고 긴 여정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지. 첫 번째로 시골살이를 위해 무엇을 배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냥 전원생활이 좋아서 시골살이를 선택했다면 전원생활에 관한 공부를 하면 된다.

그런데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거나, 임업을 경영하거나, 고기를 잡는 농림수산업에 뛰어들려면 그 분야에 대한 공부를 사전에 엄청 많이 해둬야 한다. 정부에서 하는 귀농귀촌, 귀산, 귀어 관련 교육을 신청해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전문적으로 배우려면 1년짜리 장기과정이나 대학,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와 실습을 겸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배울 것을 결정했으면, 그 다음에는 필요한 기술들을 세부적으로 분석해서 꼭 필요한 과정을 세분화해서 분석해본다. 농사를 짓는 것을 예로 든다면 일단 어떤 농사를 지을 것인지 결정하고, 그 작물이 잘 되는 토질은 어때야 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기후, 일조량, 강수량, 판로는 물론이고 필요한 농기구가 무엇인지 등을 세밀히 분석하고 정리한다. 내가 먹을 것만 생산하는 ‘자급자족’을 생각한다면 세부적인 분석보다는 자신과 잘 어울리는 토지를 구하면 된다. 

세 번째로 세부적으로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검토한다. 농사짓는 것은 하루아침에 터득하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씨앗, 토양과 습기, 거름과 비료, 날씨 등이 복합적으로 잘 어울려야 풍성한 수확이 가능한 종합적인 산업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들을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꼭 필요한 부분을 사전에 공부하면 실패의 확률이 줄어든다. 농사는 하늘이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해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네 번째로 실행하는데 장벽이 되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가족이 반대하면 어려우니 먼저 가족을 설득해야 한다. 농사지을 토지가 없으면 어려우니 매입을 하든 아니면 노는 땅을 빌리든 땅을 확보해야 한다. 처음에는 농사에서 나오는 소득이 없거나 적을 것이기에 2~3년 정도의 생활비를 준비해둬야 한다. 

다섯 번째로 사전에 미리 계획을 철저히 해두어야 한다. 준비 없이 덤비다가는 당연히 실패라는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 적어도 5년~10년 정도의 인생설계도와 농사용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부족한 점이나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갈지 계획서에 담겨야 한다.

초보운전자가 초보 딱지를 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듯이, 시골살이도 초보를 면하려면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사전 준비가 많은 만큼, 실패보다는 성공에 더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초보시절부터 시작한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가슴 떨리는 시골살이를 해보자.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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