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33) | 우리는 지금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사회다. 물건도 팔고, 정보도 팔고, 노동력도 팔고, 심지어 불법이지만 성도 팔고, 마약도 팔고, 폭력도 판다. 돈으로 못 사는 것이 없다. 돈이면 다 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절규도 한다. 돈 때문에 이혼을 하고, 돈 때문에 자살을 하고, 돈 때문에 살인도 한다. 돈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돈이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돈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더구나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다. 자본주의는 돈이 권력을 가지고 다른 것은 이 돈에 종속된다. 가난한 것은 불편한 일이지만, 가난은 죄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가난하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에겐 큰 형벌과 같다. 세계적인 흥행작인 ‘오징어게임’을 보면 456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나온다. 가난하게 사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들은 돈에 목숨을 건다. 가난한 사람은 돈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가난한 사람은 부자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먹고 살려면 누군가에게 내 ‘육체와 정신’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는 자유인으로 태어나지만 성장하면서 차츰 자유를 포기하는 길로 들어선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면서 자유인이길 포기하고 시키는 대로 일해야 하는 ‘월급쟁이’가 되어 간다. 물론 근로계약은 8시간이고 나머지는 자유인이라지만, 출퇴근시간과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등을 빼고 나면 정작 내가 사용하는 내 자유시간은 얼마나 될까?

절대적 빈곤을 마주했을 때 절망 속에 포기하거나, 분노 속에 싸우는 것 외에 실제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절대적 가난은 그 자체로 죄가 된다. 워킹푸어, 하우스푸어, 에듀푸어, 카푸어 등등 거의 모든 경제, 사회 활동과 관련한 말 뒤에 푸어(poor)라는 가난의 꼬리표가 붙는다. 나아가 젊은 세대에게는 3포, 5포, 7포, 9포, N포까지 점점 그 숫자를 키워가며 poor가 되기도 전에 스스로 포기할 것을 강요당한다. 부자는 자신을 위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살아간다. 반면, 가난한 사람은 남을 위해, 남들이 시키는 일을 하느라 자신의 시간 따위는 꿈도 꾸지 못한다. 부자는 자신을 위해 살고, 가난한 사람은 남의 위해 산다. 단순한 계획과 평범한 열정만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땀 흘려 버는 돈은 좋은 돈이고, 땀 흘리지 않고 번 돈은 불로소득이므로 나쁜 돈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살았다. 이 세상에 좋은 돈, 나쁜 돈은 없다. 사람들의 생각이 좋은 돈과 나쁜 돈을 구분할 뿐이지, 돈은 크기만 다를 뿐 다 같은 돈이다. 왼쪽 주머니에는 노동을 통해 번 돈이 들어있고, 오른쪽 주머니에는 불로소득이 들어있다고 가정해보자. 마트나 백화점에 가서 왼쪽 주머니 돈을 받겠는가? 오른쪽 주머니 돈을 받겠는가? 물어보면 아마 아무 쪽이든 돈만 지불하면 된다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노동소득으로 버는 돈은 A통장에 넣고, 불로소득으로 버는 돈은 B통장에 넣는다고 가정해도 마찬가지다. 돈을 받는 입장에서는 A통장에서 송금하든, B통장에서 송금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동소득은 신성한 돈, 깨끗한 돈(淸財)으로 인식하는 반면 불로소득은 나쁜 돈, 지저분한 돈(濁財)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는가?

나이 들어가면서 돈 공부를 한다는 게 조금은 창피한 노릇이지만 어쩌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는가? 지금이라도 돈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가 아니겠는가? 그놈의 돈! 그놈의 돈이 무엇이라고 인간 세상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인간 위에 군림하고 있으니 돈 공부 안하고 버틸 재주가 있겠는가? 지금 당장 돈 공부를 시작하자.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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