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32) | 자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같다. 그 자유가 있어서 우리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간다. 내 영혼은 자유를 갈망하지만, 자유는 그냥 오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창조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무엇이든 할 자유, 그 어떤 것이든 내 몸과 마음이 만들어낸다.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놀고, 잠자고 싶을 때 자고, 쉬고 싶을 때 쉬는 삶에 자유가 깃든다. 몸이 하자는 대로 하면 되고, 마음이 하자는 대로 하면 된다. 구속받지 않는 자연속의 생명체들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면서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햇빛이 비추는 소나무 숲에서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들려온다.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다. 구름이 가끔 해를 가리지만 그것도 구름의 자유인 것을 햇빛은 안다. 바람소리에 새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새는 그 바람도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안다.

시골살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연이 주는 자유가 그립기 때문이다. 도시에서와 같이 회사로 출근하지 않으니 늦잠을 자는 자유가 있다. 밤늦게까지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숲길을 하루에 수차례 걸어도 그만 오라고 하지 않는다. 하루 종일 풀을 베고,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해도 그만이다. 낮잠을 자고 싶으면 그냥 즐기면 된다. 김치전에 막걸리 한잔을 걸쳐도 괜찮고, 과일에 와인을 고상하게 마셔도 괜찮다. 혼자 밥을 먹어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먹어도 좋다.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콧노래를 불러도 좋고, 나체로 일광욕을 해도 좋다. 그 무엇보다 마음이 자유롭다. 이렇게 사는 ‘나는 자유인이다.’

시골살이는 여유가 있다. 바쁜 농사철을 제외하면 급할 게 없다. 마감일이 정해진 것도 없고, 보고서를 언제까지 제출하라는 상사도 없다. 그냥 마음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한가롭게 자연과 대화하는 시간도 생긴다. 마음을 비우면 여유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비움은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도 여유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도 여유다.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도 여유다. 비교하지 않는 것도 여유다. 그래서 항상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나무와 인사하고, 이름 모를 풀에게 인사하는 여유도 있다. 햇빛과 바람의 순박함을 함께 즐긴다. 인생이이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웃어넘긴다. 이렇게 사는 ‘나는 여유인이다.’

‘자연의 소리’는 정겹다. 세련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 마음도 자연을 닮아가는 느낌이다.[사진=구건서 작가]
‘자연의 소리’는 정겹다. 세련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 마음도 자연을 닮아가는 느낌이다.[사진=구건서 작가]

시골살이는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아닌 흙을 밟으면 대지의 기운이 느껴진다. 농사일을 하면서 흘린 땀은 사우나에서 흘린 땀보다 더 상쾌하다. 농사일 하면서 만들어진 근육은 헬스장에서 강제로 만든 것보다 더 강인하다. 오염되지 않은 시골 바람은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가 만든 바람보다 달콤하다.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온 몸의 잔병을 몰아낸다. 따사로운 햇빛과 깨끗한 물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 다독여준다. 도시생활에 지친 인간을 시골의 자연이 정성껏 치유한다. 이렇게 사는 ‘나는 치유인이다.’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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