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29) | 휴일과 휴가는 인생의 활력소 같은 존재다. 죽어라 일만 하다보면 진짜 과로, 스트레스로 죽을 수도 있으니 적절한 휴식은 반드시 필요하다. 휴일이나 휴가를 잘 보내는 것은 대부분 어디로 떠나는 것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진짜 휴식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쉬는 것이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현대인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쌓아놓고 있다. 이것이 치명적인 독약으로 작용하여 심혈관이나 뇌혈관에 고장을 일으키기도 하고, 우울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가을이 되면 온 자연이 낙엽을 떨구고 휴식을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삶에서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어주는 달콤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열심히 일한 당신! 무조건 쉬어라! 인생의 쉼표에 대한 예찬이다.

정신과 의사를 찾아온 한 음악가가 있었다. 상담 내용은 너무 일이 많아서 조금도 쉴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불면증에서 시작하여 소화불량까지 몸이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과적인 진단이나 치료로는 불가능하여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의뢰한 단계가 되었다. 의사는 한마디로 ‘쉬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음악가는 일이 너무 많아서 쉴 수가 없다는 대답이다. 의사가 음악가에게 물었다 ‘악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악보는 무엇입니까?’ 음악가는 당연히 모든 악보가 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럼 악보 중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음악가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의사는 ‘쉼표!’라고 말했다. 쉼표가 없는 악보는 죽은 악보이다. 쉼표가 없으면 연주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에서도 쉼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동차 운전도 2시가나 정도 주행하면 휴게소에 들러 쉬어야 한다. 농촌에서 일을 해보면 중간 중간에 새참이라고 하여 반드시 쉬는 시간을 갖는다. 노동법에서도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반드시 부여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더 나아가 1주일에 1일은 주휴일로 지정하여 충분한 휴식을 갖도록 하고 있으며, 1년에 8할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는 15일 이상의 연차유급휴가를 주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기업은 하기휴가제도나 청원휴가제도를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적절하게 휴가를 가도록 조치하고 있다. 삶에서의 긴장을 늦추고 지친 심신을 쉬게 하는 쉼표는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직장인들은 일과 취미와 여가를 잘 구별하지 않는다. 일은 돈을 받고 하는 것이고 취미는 내 돈을 쓰면서 하는 것인 반면 여가는 그냥 좋아서 즐겁게 하는 것이다. 여가는 곧 쉼이 되기도 한다. 몸과 마음을 쉼으로써 자연적으로 재충전이 되고 그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면서 건강을 회복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 맘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도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도 있다. 일중독에 빠진 입장에서는 한가하게 무슨 여가냐고 할 지 모르지만 자동차에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일할 때와 쉴 때를 잘 조절해야 한다.[사진=구건서  작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도 있다. 일중독에 빠진 입장에서는 한가하게 무슨 여가냐고 할 지 모르지만 자동차에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일할 때와 쉴 때를 잘 조절해야 한다.[사진=구건서  작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도 있다. 일중독에 빠진 입장에서는 한가하게 무슨 여가냐고 할 지 모르지만 자동차에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일할 때와 쉴 때를 잘 조절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엔진이 파열되듯이 심신이 파괴되기도 한다. 그런데 조직의 생리는 쉬는 사람을 잘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 쉬는 사람이 일도 잘하는데, 옛날 사람들은 이를 농땡이로 치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직장인들은 쉬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다. 내가 쉬는 동안 내 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나 없는 동안 내 일을 다른 사람이 하면 어쩌지? 등의 불안감이 있다 보니 아예 휴가사용은 엄두도 못 내고 휴가를 가더라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회사 일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일본에서도 한때 휴가를 반납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내가 없는 사이에 일이 잘되어 가면 내가 필요 없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밤과 낮이 없어지고, 24시간 일하는 세상이 되었다. 언제든 어디서든 일하는 스마트워크시대에 개인과 조직은 쉼표의 의미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보면 가로등 아래에 있는 식물은 잎은 무성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한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밝음 에너지 못지않게 어둠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람도 밤에는 자야하고, 1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하고, 1년에 1달 정도는 푹 쉬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여!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푹 쉬어보자!! 열심히 일한 나 자신에게 쉼표를 선물해보자.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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