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25) | 세상이 좋아져서 이제 시골이나 산속에 살면서도 업무와 관련해서 많은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해 ‘호모 홉시언스(homo hopshyance)족’이라는 새로운 신인류시대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any device)를 활용해서 언제든(any time), 어디서든(any where)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필자가 ‘홉시언스족’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러한 홉시언스족이 일하고, 생활하고, 공부하고, 놀고, 쉬는 공간을 ‘홉시’라고 부른다. 집, 사무실, 놀이터, 배움터, 쉼터가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공간을 의미한다.

많은 조직이나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원격근무, 리모트 근무를 시도하게 됐다. 화상회의, 화상미팅, 웨비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된 덕분에 굳이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또는 커피숍에서 일하면서도 성과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오히려 일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선택함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루 2~3시간의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도 한다. 골치 아픈 상사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스트레스 감소도 재택근무나 원격근무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렇게 시골살이를 하면서 온라인 강의도 듣고, 공부도 하고, 음악도 듣고, 자연 속에서 자연인과 도시인의 복합적인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한 세상에 낮에는 농사도 짓고 산책도 하면서, 밤에는 별빛과 달빛을 벗 삼아 친구들과 어울리는 재미도 있다. 물리적인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서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미래의 신인류 홉시언스족이다. 1인 기업의 증가로 프리랜서, 크라우드워커, 긱워커가 늘어난다. 당연하게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면서 놀이와 공부, 놀이와 일, 일과 쉼, 집과 사무실을 통합하는 공간인 홉시와 이러한 삶을 즐기는 홉시언스족이 대세가 될 것이다.

미국의 오토매틱이라는 회사는 아예 본사 사무실도 없이 전 직원이 원격근무를 하는 ‘오피스프리(office free)’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1170명의 직원이 70여 개국에서 일을 한다. 1년에 한 번만 이들이 다 모이고 그 외에는 카페든 집이든 공유오피스든, 해변이든 산이든, 각자가 선택한 공간에서 일한다. 홈오피스를 꾸미는 비용부터 공유오피스를 빌리는 비용, 심지어 카페에서 일할 때 마실 음료 비용까지 회사가 지원한다, 이런 비용을 모두 합쳐도 대형 사무실을 운영하는 비용보다 훨씬 싸다는 것이 오토매틱 회사의 입장이다. 회의나 업무적 커뮤니케이션, 업무관리는 물론이고 채용도 온라인 인터뷰로만 진행한다. 생산직이나 직접 대면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이제 어디에 있건 일하는데 지장이 없는 ‘로케이션 인디펜던트(location independent)’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시골이나 산골에서 자유롭게 자신이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삶이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이다.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심심림프로젝트’ 역시 홉시언스족들이 언제든 와서 일하고, 공부하고, 놀고, 쉬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작업이다. 햇빛이 가득하고, 별빛이 반짝이고, 물결이 찰랑 거리고,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자연이 살아있는 평창의 금당계곡에 미래 세대인 홉시언스족의 일터, 놀이터, 배움터, 쉼터로써 오피스 프리와 로케이션 인디펜던트의 성지로 만들어가는 꿈을 꾸고 있다.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이제 우리 모두 홉시언스족이 되자.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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