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 = 박창배 기자 |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22) | 베이비부머, X세대, MZ세대는 생각의 지도가 다르다.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이지 그 사람이 틀린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다르다’는 표현을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틀리다’라고 말하는 습관이 있다. ‘그 사람은 나하고 생각이 다르다’라고 말하면 되는데도 ‘그 사람은 나하고 생각이 틀리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다르다는 것은 다양성의 지표이기도 하다. 지구상에 70억 명이 살고 있는데, 겉모습이나 속마음이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70억 명의 사람들이 모두 다른 얼굴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 세상의 모든 일은 단 하나의 확실한 정답을 갖고 있지 않다. 서로 다른 세계관, 생각, 모습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틀리다는 표현은 나는 맞고 상대방은 틀리다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라면, 다르다는 표현은 나와 상대방은 무언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이다. 그러다보니 베이비부머, X세대, MZ세대, 알파세대의 4세대가 한 시대, 한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4세대는 자라온 환경, 경제사정, 시대적인 상황, 세계관 등 모든 것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이것을 베이비부머는 ‘후진국’에서 태어난 것이고, X세대는 ‘개발도상국’에서 태어난 것이며, MZ세대는 ‘중진국’에서 태어난 것이고, 알파세대는 ‘선진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각 세대는 생각뿐만 아니라 행동도 다른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에 속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면을 관통하는 이데올로기의 지배를 받게 된다. 베이비부머는 6.25 전쟁이 끝난 직후 폐허가 된 상황에서 국민소득 100달러 미만의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절실했던 절대적 빈곤의 시절에 태어났다. 더구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는 유교적인 전통과 함께 상명하복의 문화 속에서 성장했다. 그러니 조직에서도 상사가 시키는 것은 불만이 있더라도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X세대는 경공업, 중공업 발전을 중심으로 경제개발붐이 한참 일어나고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정도 되는 상대적 빈곤의 시기에 태어났다. 덕분에 먹고 사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개인주의적인 권리의식이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로 작동되는 시절에 성장했다. 

반면에 MZ세대나 알파세대는 국민소득이 2만달러, 3만달러는 넘어가면서 먹고 살만한 시절에 태어났다. 제4차산업혁명과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물론이고 모든 것이 풍족한 시절에 성장했다.

베이비부머는 생각의 지도 측면에서 동양적인 사고를 갖고 있고, X세대는 동양적 사고와 서양적 사고의 중간지점 정도인 반면, MZ세대나 알파세대는 서양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동양적인 사고는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도 감수하지만, 서양적 사고는 개인을 위해서 전체가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각의 지도가 다른 것이지, 동양적 사고가 옳고 서양적 사고가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서양적 사고가 옳고 동양적 사고가 틀리다는 말도 아니다. 그러니 동양적 생각의 지도를 갖고 있는 베이비부머도 맞고, 중간적인 X세대도 맞고, 서양적인 생각의 지도를 갖고 있는 MZ세대나 알파세대도 맞다. 우리는 그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변해가야 한다. 

이러한 ‘다양성’은 종종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기업은 성과를 내기 위해 동일성이 필요한데 다양한 생각은 서로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기업 내에서 이 다양성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불꽃을 혁신의 연료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포용적 기업문화’다. 조직 내의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다름’이 긍정적으로 발현되도록 이끌고, 그 덕분에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문화이다. 연구에 따르면 문화적으로 다양한 리더십을 가진 조직이 운영하는 사업이 동질적인 리더십 아래에서보다 신제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성은 세대나 성별 외에도 다양하다. 예를 들면 외향과 내향의 다름이다. 외향형이 말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사람들이라면, 내향형은 생각을 먼저 정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다양성의 가치를 아는 포용적 문하를 가진 기업은 모든 직원이 최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돕고, 그 결과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지속성장을 한다. 저마다의 강점, 매력, 관심사, 삶의 지혜들 모두. 어느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은 없다. 세상은 그 다양성 덕분에 잘 돌아가고 있다. 나와 타인은 생각이 다를 뿐이다. 나는 맞고 타인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냥 다른 생각과 세계관을 갖고 있는 타인인 것이다.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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