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15) | 옛말에 ‘10가지 재주 있는 사람 밥 굶는다’는 속담이 있었다. 어느 것 하나를 깊이 파지 않고 이것저것 잡다하고 얕게 배우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담겨 있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 시골에 살아보니 10가지 재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각종 연장과 장비를 다루는 솜씨가 있다면 시골생활이 아주 편해진다. 도시에서의 아파트 생활은 자신이 스스로 집을 고치거나 수리할 기회가 거의 없고 관리사무소나 전문가를 부르면 그만이다. 그러나 시골살이는 관리사무소도 없고, 전문가는 멀리서 출장을 와야 하므로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물론 시골살이가 아닌 경우라면 자신의 전문분야를 갈고 닦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대가가 되면 몸값이 높아지고 최고의 대우를 받는 세상이 되었다. 속칭 ‘스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 입시업계에서 ‘1타 강사’ 는 수백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으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소 수억에서 최대 수백억의 연봉을 받는다. 연봉뿐만 아니라 광고수입 등 부수적인 소득까지 따져보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존재감을 뽐냈던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는 자그마치 1630억원, 미국 프로농구 르브론 제임스는 1520억원, 격투기 선수 코너 맥그리거는 2250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에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추신수가 연봉 263억원, 류현진이 연봉 250억원, 박찬호가 연봉 195억원을 받았었다. 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연봉 180억 원이지만 광고수입 등을 합하면 훨씬 더 많은 수입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범한 직장인은 억대 연봉이 꿈의 숫자이고, 평생 월급쟁이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도 약 30억 원 정도 소득인 것을 비교해보면 프로선수들은 인간계가 아닌 천상계로 보인다.

여러 가지 재주를 가진 사람이 저녁 끼니 걱정한다는 속담은 어느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그만큼 대우받지 못한다는 비유일 것이다. 1타 강사나 프로선수들의 수입 얘기를 들으면 부럽기도 하고, 샘이 나기도 하지만 이들은 무엇인가 특별한 재능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과 비교할 수는 없다. 어느 구름에 비올 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하다보면 자신에게 맞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시골살이는 한 가지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재주를 가진 사람이 편하다. 그래서 각종 연장이나 장비를 배워두면 써먹을 기회가 많이 생긴다. 또 대부분 나이가 많아서 도구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으므로 동네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귀농을 해서 농사를 지으려면 관리기, 경운기, 트랙터를 다룰 줄 아는 것이 기본이다. 농토가 적은 경우에는 관리기나 경운기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일정 규모를 넘어가는 경우에는 트랙터로 작업을 해야 능률이 오른다. 

예를 들면 300~1000평 정도라면 관리기 또는 경운기로 충분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1000평이 넘어가는 농지에 제대로 농사를 지으려면 트랙터가 필수적이다. 트랙터도 수천만 원에서 1억이 넘는 기종까지 다양하다. 임야를 개발하거나 토목공사가 많은 경우에는 굴삭기(포크레인)이 큰 역할을 한다. 물론 장비를 돈 주고 부르면 되지만, 하루에 수십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3톤 미만의 소형 굴삭기 면허는 2일의 교육과 실습만 받으면 발급받을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하면 된다.

시골에 살다보면 집을 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가장 필수적인 것 몇 가지를 추천해보면 전동드릴, 그라인더, 예초기(무선예초기), 송풍기(무선송풍기), 기계톱(충전체인톱)은 반드시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거기에 더하여 목공기계인 타카, 직쏘, 원형톱이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전동드릴은 만능도구로서 나사를 박거나 빼는 작업에 유용하다. 드라이버로 작업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전동드릴 하나만 있어도 거의 모든 작업이 가능하다. 풀 베는 작업에는 예초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칼날과 끈 모두를 사용해서 풀을 베는 것으로 낫으로 베는 것보다 10배 이상의 능률이 나온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서는 송풍기(브로워)가 필요하다. 나무 베는 작업이나 장작을 만드는 데에는 기계톱이 편하다. 요즘은 대부분의 기계나 연장이 충전 밧데리로 가동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전문가가 아니라면 무선충전용으로 구입해도 된다.

장비나 기계, 연장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안전수칙을 지키고 안전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서툴기 때문에 조그만 실수에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칼날이나 톱 등은 치명적일 수 있으니 자신 없으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기계치라서 자신이 없으면 이를 잘 다루는 친구를 옆에 두면 더 좋다. 아니면 이웃과 서로 품앗이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시골살이에서 필요한 지혜다.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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