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13) |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경구이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입은 화를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도 비슷한 뜻을 갖고 있다. 

말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어서 비난이나 폭언은 실제로 주먹으로 맞은 것보다 더 큰 상처를 주게 된다. 하찮아 보이는 SNS 댓글에 상처를 받아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도된다. 반대로 따뜻하고 친절한 말은 큰 용기를 주고 기운을 북돋워주기도 한다. 관심을 받고, 존중받고, 칭찬받으려는 욕망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 중 하나이다.

좋은 말은 선한 영향력을 갖지만, 나쁜 말은 상대를 침몰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이지만, 시골살이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말조심이다. 말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고, 말이 모든 일의 종착역이 된다. 특히 다른 사람을 평가하거나 다른 사람의 혹평하는 것은 가장 나쁜 습관이다. 남 말하기 좋아하고 남의 말을 잘 옮기는 사람치고 실속 있는 사람 보지 못했다. 남의 험담을 하거나 남의 말을 잘 옮기는 사람들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더구나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은 옮겨가는 가는 과정에서 왜곡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이상한 말로 변질되기도 하는 고약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좋은 말은 전달해도 좋지만, 나쁜 말은 속으로 다독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니면 왼쪽 귀로 듣고 오른쪽 귀로 내보내면 된다.

시골살이는 생활반경이 좁다보니 나쁜 소문은 금방 퍼지게 된다. 그리고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다. 누군가 자신을 험담하거나 뒷담화하는 것을 듣게 되면, 그 사람 얼굴이 보기 싫어진다.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히게 된다. 그러니 남의 말은 듣지도 말고, 하지도 말고, 전하지도 말아야 한다. 남 말하기 좋아하는 세상이고, ‘없는 자리에서는 나랏님(!) 욕설도 하는 법’이고, 가장 좋은 얘깃거리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지만 주의하는 것이 좋다. 뒷담화의 현장이 발각되었을 때 뒷감당도 힘들뿐더러 그 사람과의 관계가 뒷담화 전으로 돌아가긴 매우 힘들다.

뒷담화를 계속 하다보면 듣는 사람에게도 “이 사람은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내 험담을 쉽게 하겠지”라는 인식을 줘서 신용을 잃게 된다.[사진=구건서 작가]

뒷담화를 계속 하다보면 듣는 사람에게도 “이 사람은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내 험담을 쉽게 하겠지”라는 인식을 줘서 신용을 잃게 된다. 오죽하면 뒷담화하는 사람과는 상종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도 꽤 많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오히려 “얘 혹시 내 뒷담화도 하고 다니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에 소름끼칠 수도 있다. 하는 사람 대부분에게는 자각이 없지만 넓게 보면 뒷담화 또한 이간질의 일종에 들어간다. 듣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자극적이라서 재미있는 거지, 길어지면 오히려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나중에 들켰을 때 같이 엮이기 싫은 것도 있고, 비밀을 공유한다는 의무가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칭찬하거나 좋은 점을 얘기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을 나쁘게 얘기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지, 좋은 얘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권장할 만하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고, 말이 모든 화의 근원일 수 있으니 좋은 말만 하고 사는 지혜를 찾아보자. 형식적인 칭찬이나 아부가 아닌 진정한 마음이 담긴 칭찬과 응원이 필요한 시기이다. 한마디 좋은 말이 다른 사람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오늘부터 무조건 다른 사람의 좋은 점만 봐야겠다. 오늘은 어제 사용한 말의 결실이고, 내일은 오늘 사용한 말의 열매다. 말버릇을 고치면 운명도 변한다.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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