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12) | 어릴 적 시골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제 세월이 지났고, 세상도 변했다. 옛날 생각만 가지고 시골살이를 시작했다가는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가고 싶은 지역을 선정했으면 주말을 이용해서 그곳을 여행 삼아 다니거나, 더 적극적으로 ‘한달살이’ 또는 ‘1년살이’를 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각 지역마다 토양과 문화, 기후가 다르므로 자신과 잘 맞는지 검토해야 한다. 추위에 약하나 사람은 추운 곳을 피해야 하고,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더운 곳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귀농귀촌 교육을 받거나 임업관련 교육기관 등에서 하는 임업후계자 교육을 미리 받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정보를 얻으면서 사람도 사귀고,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처음에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귀농귀촌교육을 받지 않고 시골살이를 시작하다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보이지 않는 수업료도 많이 들어갔다. 지역농협과 산림조합에 가입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농지에 농사를 짓는 사람은 ‘농업경영체’ 등록, 일정한 규모의 임야에 임산물 등을 재배하는 사람은 ‘임업경영체’ 등록을 하면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철저한 준비만이 안정적 정착을 보장한다. 준비도 안 하고 덤비는 사람들 대부분은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2~3개월짜리 단기교육만 받고 귀농귀촌을 결심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삶의 근거지를 바꾸는 일인데 두세 달 교육으로 다 아는 척 시작하는 건 무모하다. 적어도 3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충분히 갖고 살 지역을 물색하고, 지역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는 게 좋다. 

귀농귀촌교육을 받지 않거나 충분히 준비를 하지 않고 귀농귀촌을 하게 되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사진=구건서 작가]
귀농귀촌교육을 받지 않거나 충분히 준비를 하지 않고 귀농귀촌을 하게 되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사진=구건서 작가]

필자는 평창에 있는 임야를 구입한 후 ‘임업후계자 교육’을 4박5일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강릉에 있는 교육장까지 매일 출퇴근을 했지만, 교육에서 받은 지식이 그 후 임야를 개발하는데 밑바탕이 되어 주었다. 산림경영계획서 작성에서부터 벌목이나 산야초 재배, 임야개발 등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면서 산림경영의 기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으로 임업후계자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니, 산골살이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을 받고 군청에 임업후계자 신청을 하면 현장에 나와 조사를 한 후 임업후계자증서를 발급해준다. 그리고 3년이 되기 전에 20시간의 임업후계자 보수교육을 받으면 된다.

시골살이나 산골살이에는 굴삭기 등 장비가 필요해서 시간이 있을 때 소형굴삭기 조종 교육을 받고 면허증도 취득했다. 당장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장비를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1년 과정의 산양삼재배교육도 수료했고, 2023년에는 ‘산양삼CEO과정’에 등록해서 공부할 계획이다. 

그리고 각 지자체 ‘농업기술센타’에서는 농업기술 강좌를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어서 필요한 교육은 언제든 받을 수 있다. 특히 필자가 살고 있는 평창군에는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가 자리잡고 있어서 평창군민을 위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 학기마다 배우고 싶은 과정을 선택해 인문사회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배움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으니까. 인터넷으로는 k-mook에서 부족한 지식을 보충하기도 하고, 영어 학습은 유튜브를 보면서 독학하고 있다. 죽을 때까지 배우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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