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9) | 이웃과의 갈등으로 시골살이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지역 텃세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되돌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원주민과의 갈등도 문제지만, 귀농귀촌한 사람들 사이에도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내가 참으면 편하다고 하지만, 상대적인 것이므로 해결이 어려운 경우도 가끔 보게 된다. 이웃을 잘못 만나면 그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망가지기 쉽다. 이웃과 서로 맞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한 가지 해결방법이다.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도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한 업보일 수도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나홀로 떨어져 있는 토지를 구입하여 독야청정 살아가는 것도 좋다. 아무튼 토지 경계를 접하고 있는 이웃사촌이나 동네 사람들을 잘 만나야 한다. 

만약 잘 모르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면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서 이웃에 자원봉사로 도움을 주는 것도 친해지는 방법이다.

어떤 귀농인은 굴삭기를 구입해서 동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노력 봉사를 하면서 친해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내가 먼저 인사하기, 먼저 나누기, 먼저 공유하기가 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듯이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면 경계심이 풀어지게 된다. 좋은 물건이나 음식이 있을 때 이웃에게 먼저 나누어주면 서로의 정이 깊어질 수 있다. 한 끼 밥이나 차를 통해 이웃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친해지는 기회가 된다. 시골살이에서는 특히 give and give(주고 주기), give and take(주고 받기)로 먼저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역 텃세는 원인이 어느 한편에만 있는 건 아니다. 일단 외부에서 동네로 이사 온 사람은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생활수준에서 현지 주민과 생활수준의 격차를 보이지 않는 것도 현명한 지혜다. 사치와 과소비, 오만과 과시는 주민들과 위화감을 조성하고 자칫 따돌림과 소외를 자초할 수 있다. 대체로 외부인을 경계하지만, 진솔하고 순수한 면이 있는 게 시골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에 녹아든 지혜를 배운다는 태도로 존중해주는 게 좋다. 그러니 폼 잡지 말고, 있는 척 하지 말고, 배운 척 하지 말고, 잘난 척 하지 말아야 한다. 이웃과 관계 맺기에 정 자신이 없다면 마을과 조금 떨어져서 서로 부딪치지 않는 방법도 있다.

지역 텃세는 원인이 어느 한편에만 있는 건 아니다. 일단 외부에서 동네로 이사 온 사람은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사진=구건서 작가]
지역 텃세는 원인이 어느 한편에만 있는 건 아니다. 일단 외부에서 동네로 이사 온 사람은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사진=구건서 작가]

특히 마을 사람끼리 편 가르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 지연이나 학연, 이사 연도 등에 따라 인간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으나, 자칫 잘못하면 서로 상대방과 적이 되거나 얼굴을 보지 않는 사이로 틀어질 수 있다. 어느 사회나 정치적인 일들이 있고, 시골살이도 사람들이 모인 정치판이 될 수도 있다. 예컨대 태양광 사업자가 동네 근처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려고 한다든지,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려고 할 때 동네 사람들이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서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이 편 가르기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축사나 양계장 등 혐오시설이 들어오려 할 때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다. 감정이 격해지다보면 서로 비방하고, 고소고발을 하거나, 몸싸움까지도 벌어진다.

인터넷에 있는 어느 지자체의 ‘지역주민과 융합을 위한 몇 가지 실천방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이유 불문하고 쓸데없는 논쟁은 금물이다. ② 허물없이 빌려주고 빌려 쓴다. ③ 먼저 인사하고 무엇이든지 도와준다. ④ 마을행사에는 꼭 참석한다. ⑤ 품앗이, 차량봉사, 일손 돕기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⑥ 마을조직에 가입한다(품목별연구회, 청·장년회, 부녀회 등). 

그런데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 타고난 성격을 바꾸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니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서로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오늘도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겠다.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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