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라이센스뉴스=구건서의 산중필담⑤ | 동양고전 ‘맹자’에 군자삼락(君子三樂)이 있다. 부모가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며,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라고 했다. 

동양고전 ‘논어’에도 3가지 즐거움(三樂)이 나온다. 첫째로 배워서 때때로 익히면 진실로 기쁘지 않겠는가, 둘째로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않겠는가, 셋째로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서운해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등의 즐거움이다.

군자삼락이든 인생삼락이든 내 인생에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과정은 즐거운 여정이다.

필자에게 산골생활에서의 3가지 즐거움(書生三樂)을 말하라면 자연, 자유, 자습의 삼자(三自)를 얘기하고 싶다. 

자연(自然)에는 깨끗하고 상큼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물, 파괴되지 않은 숲이 포함된다. 자유(自由)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의 중지(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 의무적인 만남으로부터의 해방(사람으로부터의 자유),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먹지 않는 것(먹거리 자유)이 포함된다. 자습(自習)에는 내가 하고 싶은 강의만 할 수 있는 것, 배우고 싶은 공부만 할 수 있는 것, 쓰고 싶은 글만 쓸 수 있는 것이 포함된다.

평창의 깊은 산골은 도시와 달리 오염원이 없어 자연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일출 사진은 정선 가리왕산에서 촬영함 [사진=구건서 작가]
평창의 깊은 산골은 도시와 달리 오염원이 없어 자연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일출 사진은 정선 가리왕산에서 촬영함 [사진=구건서 작가]

자연은 있는 그대로 인위적이지 않은 상태로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의 힘으로 생성,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이곳 평창의 깊은 산골은 도시와 달리 오염원이 없어 자연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도시는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점과 함께 개발이라는 인간의 경제적 행동으로 인해 건물 등 인공물이 자연을 점령하고 있어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만나기 어렵다. 

산골은 파괴되지 않은 자연림이 ‘피톤치드’를 내뿜는 덕분에 상쾌한 공기가 사시사철 코끝을 스치고, 산중에서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기 때문에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즐거움이 있는가. 자연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다.

자유는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일찍 은퇴해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파이어족(FIRE)이 요즘 뜨거운(hot) 주제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나타내듯 우리는 하기 싫은 일이라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이다. 

필자는 은퇴 후 산골에 살면서는 하기 싫은 일을 거부할 자유가 있으니 즐겁다. 물론 소비를 줄이기 위한 ‘미니멀라이프’의 노력은 당연한 의무이다. 사업이나 직업 때문에 만나기 싫은 사람도 만나야 하는 것이 도시생활이라면 산골에서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는 자유도 있다. 또한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을 수 있는 자유도 누릴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자습은 혼자서 스스로 배워서 익히는 것을 뜻한다. 주로 하는 일이 노동법과 노사관계에 대한 강의이다 보니 하고 싶지 않은 출강 요청도 있다. 이럴 때는 산골에 있다는 핑계로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어서 부담이 없다. 돈 만을 위해서 강의하지 않고 의미와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자리를 고를 수 있으니 더욱 좋다.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고, 쓰고 싶은 글만 쓸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두 번 살 수 없는 한 번뿐인 인생이니 우리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니 오늘은 내 인생의 3락(三樂)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자. 오늘이 쌓여 내일이 된다.


구건서 노무사(심심림 대표)
구건서 님은 공인노무사로 고려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니어벤처협회 회장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중앙경제HR교육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평창 금당계곡에서 홉시언스족을 위한 심심림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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