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금고 지정계획 공고..내달 중 선정 결과 발표 예정
‘16년 터줏대감’ 신한銀과 ‘그룹 본사이전’ 하나銀 진검승부

인천시청. [사진=연합뉴스 제공]
인천시청. [사진=연합뉴스 제공]

라이센스뉴스 = 정재혁 기자 | 올 하반기 시중은행 기관영업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인천시금고 쟁탈전의 막이 올랐다. 약 14조원 규모의 시 예산을 관리하는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인천시 터줏대감인 신한은행과 강력한 도전자 하나은행 간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광역시는 지난 12일 ‘인천광역시 금고 지정계획’을 시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은행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금고지정 관련 설명회는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고, 신청서 접수기간은 내달 1일부터 5일이다. 지정 결과는 8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현 금고 약정이 올해 말 만료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2026년 말까지 4년 간 시금고 운영을 담당하게 될 은행 선정에 나섰다. 복수금고로 운영되는 인천시금고는 제1금고가 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 등을 담당하고, 제2금고는 기타특별회계를 맡는다. 일반적으로 제1금고가 시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올해 본예산 기준 제1금고가 12조 3908억원, 제2금고는 2조 63억원 규모다. 현재 신한은행이 제1금고를, NH농협은행이 제2금고를 각각 맡고 있다.

은행권 내에서는 제1금고를 16년째 맡고 있는 신한은행이 올해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그간 시금고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신한은행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신한은행은 인천시금고의 안정적인 운영 능력 외에도 시민편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국내 최초 민관협력 스타트업 육성 공간인 신한 스퀘어 브릿지를 운영하는 등 지역 금고은행으로서의 기여활동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올해 3월 말 공시 기준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역에서 출장소를 포함해 총 51곳의 영업점을 보유 중으로,  지역 내 ‘가장많은 점포+ATM 수’ 또한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수 년 간 하나은행이 인천 지역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제법 높다.

실제로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013년 4월 인천시 등과 청라국제도시에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미 통합데이터센터(2017년 6월)와 하나글로벌캠퍼스(2019년 5월) 구축을 마쳤고, 직원들이 입주해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인천 서구 구금고 유치 공약으로 하나금융그룹 본사 이전을 약속해, 작년 말 착공에 들어갔다. 2024년 모습을 드러낼 새 본사에는 지주·은행·카드·증권 등 6개 주요 계열사 직원 3000여 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본사까지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인천에 ‘올인’한다는 것”이라며 “수성하는 입장인 신한은행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상반기 우리은행으로부터 서울시 제1금고를 지켜내고, 제2금고까지 뺏어왔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인천시금고를 타 은행에 빼앗길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하나은행 만큼이나 절실한 입장이다.

특히,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채용비리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을 노리는 상황에서, 16년 간 지켜온 인천시금고를 잃을 경우 향후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또한 마찬가지다.

한편, 신한은행의 기관영업 총괄은 박성현 기관그룹 부행장이 맡고 있다. 박 부행장은 4년 전 104년간 서울시금고를 운영해 온 우리은행을 따돌리고 제1금고 운영권을 따낼 때 실무 책임자(기관고객부장)를 맡았던 인물이다.

하나은행은 영업그룹 아래 기관사업본부를 따로 두고 있어 신한은행과는 조직 체계가 다르다. 영업그룹 수장은 이호성 총괄부행장이 맡고 있고, 산하 기관사업본부는 김창근 본부장이 맡아 기관영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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