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2조 규모 인천시 금고 재선정..하나금융, ‘하나드림타운’ 앞세워 ‘물밑 작업’ 활발

(사진=하나금융그룹)
(사진=하나금융그룹)

라이센스뉴스 = 정재혁 기자 | 연간 12조원의 예산을 관리하는 인천시 금고지기 재선정이 내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시 1금고 자리를 노리는 하나금융그룹이 벌써부터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인천 지역 금고 경쟁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신한은행의 독주 체제가 지속돼 왔으나, 하나은행이 그룹 차원의 ‘하나드림타운’ 조성을 앞세워 3년 전 자치구(서구) 1금고 한 곳을 신한은행으로부터 빼앗아 오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용산구 1·2금고를 발판 삼아 우리은행이 100년 넘게 지켜오던 서울시 1금고까지 차지한 전력이 있다 보니, 이번엔 반대로 하나은행으로부터 시금고를 지켜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하나드림타운 추진위원장)과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에서 만나 하나금융그룹 본사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확정하고 세부 의견을 나눴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3년 4월 인천시 등과 청라국제도시에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존 협약에선 1단계 통합데이터센터 구축(2017년 6월 완공)과 2단계 하나글로벌캠퍼스(2019년 5월) 설립까지만 계획돼 있었으나, 하나금융이 하나은행의 인천 서구 구금고 유치를 위해 하나금융그룹 본사 이전을 약속하면서 계획이 3단계로 연장됐다.

하나금융그룹 본사 시공 날짜는 이르면 8월이며, 입주 예정일은 2024년 1월이다. 하나금융 측은 본사 이전이 완료될 경우 최소 6000명에 달하는 임직원과 연수 및 이동인구를 포함해 연인원 1만 5000여명이 서구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영주 부회장은 “서구의 고용 유발 효과와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은 물론이고 세수 증대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하나드림타운 조성 외에도 인천 지역 내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인하대학교와 ‘중소기업 및 지역사회 상생 협업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12월엔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인천시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제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인천시·인천테크노파크와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초저리 대출을 지원키로 했고, 인천항만공사와는 4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인천항 협력업체들을 돕기로 했다. 가장 최근에는 인천개인택시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역화폐 활성화’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의 이 같은 ‘광폭 행보’가 내년 인천시 금고 재선정을 앞둔 ‘노림수’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와 유관기관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함으로써 내년 금고 재선정 시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한편, 신한은행은 내년 시금고 재선정 시 하나은행의 도전을 막아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인천시 1금고(2금고 농협은행)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치구 7개 중 6개 구에서 1금고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천 지역 내에서 독보적인 1위 은행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에 신한은행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리은행으로부터 ‘100년 아성’의 서울시 1금고를 빼앗아 온 전력이 있어 당사자인 신한은행으로서는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신한은행이 당시 확보 중이었던 용산구 1·2금고를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서울시 1금고를 공략했다는 점과 하나은행이 현재 인천 서구 1금고를 확보 중인 상태에서 인천시 1금고를 노리고 있다는 점이 유사하다. 자칫 방심했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밖에 KB국민은행도 지난해 6월 8000억원 규모의 인천시 어린이집 회계시스템 운영 업체로 선정되는 등 내년 시금고 경쟁에 있어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로썬 16년 가까이 1금고를 운영 중인 신한은행이 가장 유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지난 2018년 서울시 금고 사례가 있다 보니,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 입장에서도 신한은행이 ‘못 넘을 산’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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