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측, 거액 지분 처분으로 다우데이터 소액주주들의 신뢰 잃어

[라이센스뉴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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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센스뉴스 = 김형식 기자 | SG증권발 매물 폭탄으로 시작된 주식시장 스캔들이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24일 SG증권 창구를 통해 원인을 알 수 없는 대량 매물이 출회되며 10개에 달하는 종목들이 동시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일부 종목은 며칠씩 하한가를 이어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언론에서는 연일 추측성 보도가 난무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한 금융감독당국이 여론에 등떠밀리듯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유명 연예인을 비롯한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다수를 고객으로 끌어들인 H모투자자문 대표 라덕연씨가 사건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이 와중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비롯한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 등이 주가 폭락 직전 각각 약 605억원 및 456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지분을 처분한 사실이 공개돼 투자자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두 사람은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라며 주가 급락에 대한 사전 인지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라 대표는 이후 KBS 등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청해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본 자가 범인"이라며 다우키움그룹 김 회장을 주가 폭락의 배후로 지목했다. 이에 다우키움그룹 계열사 키움증권을 비롯한 김회장 측은 2일 라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였다"는 김 회장의 변명에 대해 증권업계 관련자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 회장이 주식을 처분한 시점이 정확히 폭락 이틀 전이라는 점에서 마치 반대매매가 나갈 시점을 미리 알고 지분을 처분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증권사에서 반대매매 주문은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요구)이 계좌주에 통보된 후 3영업일째 되는 날 시초가에 하한가로 나가게 되는데 김 회장의 지분 처분 시점은 H모투자자문의 CFD계좌에 마진콜이 통보된 다음날에 해당한다.

라 대표는 키움증권이 김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은 블록딜 매수 주체와 연관이 있거나, 김 회장이 공매도로 시세차익을 올렸으며 이 과정에 키움증권이 도움을 줬을 가능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 했다.

라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이는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통정매매)이며 다우데이터의 일반 주주에게 큰 피해를 입힌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김 회장은 거액의 지분처분 사유로 증여세 핑계를 댔지만 증여세 납부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채 250억원이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약 3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개인적으로 필요해서 처분했다손 치더라도 여전히 대주주로서의 책임은 남는다. 

오너 경영자인 김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대량으로 처분한 점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다른 소액주주들의 신뢰를 크게 져버린 행동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회사의 오너가 주가가 올랐다고 해서 지분을 처분하는 것은 결국 주가가 고점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 행위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으로서는 주가 폭락으로 인한 손실은 면했으나 주주들의 신뢰는 잃어버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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