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컬렉터 스토리에서 빛난 박종용 화백의 ‘결의 교향곡’

사진설명=‘세종컬렉터 스토리’ 전시장 입구(사진=백공미술관)
사진설명=‘세종컬렉터 스토리’ 전시장 입구(사진=백공미술관)

라이센스뉴스 = 임이랑 기자 |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의 세종미술관에서 박종용 화백의 ‘결의 교향곡’이 화려하게 개막됐다.

이번 전시는 미술계에서 컬렉터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작가 후원의 사회적 가치 공감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2019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세종컬렉터 스토리’ 기획전시로 컬렉터 정상림의 컬렉션과 화가 박종용의 작품들이 어울려 새로운 전시패러다임을 선보이는 의미 있는 전시회다.

개막일인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오후 6시까지 순차적으로 500여 명이 전시장을 다녀갔다. 이날 개막식은 임홍재 국민대 총장,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의 축사에 이어 박종용 화백의 인사말과 주요 내빈들의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박종용 화백은 정상림 컬렉터와의 인연과 전시작품들에 대해 소개하면서 본인의 작품인 ‘결’과 ‘결의 빛’에 대한 설명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전시는 박종용 화백의 각종 '만유(萬有) 결’(결의 교향곡)로 각200호 대작의 ‘결’ 시리즈 10점 및 40여점의 대작들과 함께 강익중, 권옥연, 김두환, 김영덕, 김원, 김환기, 김훈, 김흥수, 남관, 류경채, 문서진, 박상옥, 박영선, 박영하, 변종하, 신성희, 오지호, 오치균, 윤중식, 윤형근, 이두식, 이득찬, 이림, 이배, 이수억, 이숙자, 이우환, 이응노, 임직순, 장리석, 전혁림, 천칠봉, 최병소, 최영림, 최예태, 표승현, 하인두 등 정상림 컬렉션의 근·현대 대가들의 작품 80여점으로 구성됐다.

내설악백공미술관을 설립한 고(故) 백공 정상림(1940~2019)컬렉터는 법조인이자 전문컬렉터로서 50년 동안 수많은 각종 미술품을 수집했으며, 2011년 내설악백공미술관을 설립해 작품들을 소장하면서 문화발전에 기여했다. 그의 미술품 수집열의는 오랫동안 미술계에 회자되어 늘 화제가 됐다.

‘컬렉터 정상림-화가 박종용’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박종용의 주요 작품들과 그의 후원자였던 컬렉터 정상림과의 아름다운 그림이야기 및 ‘정상림컬렉션’ 대표작품들이 어우러져 컬렉터와 작가의 역할과 사명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기에 이번 전시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전시준비와 관련해 박종용 화백은 “세종문화회관측 요청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전시를 준비했고, 지난 1년 동안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전시를 위해 ‘결’의 대작 100점 이상을 창작했다. 준비과정의 어려움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고단했던 지난날들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미술품 수집, 작가 후원 등 컬렉터의 긍정적 역할을 부각시킴으로서 미술계의 선순환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작가의 작품과 정상림컬렉터의 주요 컬렉션을 동시에 전시한 것으로 이해된다”면서, 전시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초 저의 전시장에 당시 현직검사였던 정상림 이사장이 우연히 방문해 그림을 구입하면서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이후 내설악 백공미술관 건립과 관장을 맡아 달라고 하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셨다. 생각해 보면 그분은 진정한 예술문화애호가라 생각한다. 그 분의 뜻을 잘 받들어 작품도 열심히 하고 백공미술관이 예술의 전당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결’의 의미와 관련해 그는, “‘결’은 우주만물의 근원이다. 세상의 만물은 각기 자신만의 고유한 ‘결’을 지니고 있다. 내가 찾아낸 자연의 본질적 표현은 세상 만물이 지닌 ‘결’이었다. ‘결’이라는 조형적 언어로 자연과 우주의 본질(진실)을 표현해 내기 위해 한 점, 한 점 열정을 다해 점을 찍어나가며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작품들이 저절로 탄생된다. ‘결’에는 삼라만상의 원리가 숨겨져 있고, 나의 인생과 예술철학 모두가 담겨져 있다”면서 그 의미를 설명했다.

사진설명=박종용 화백이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백공미술관)
사진설명=박종용 화백이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백공미술관)

이어 ‘결’ 예술의 우선적 특징과 관련해, “일반인들이 ‘이 작품은 누구의 것이다’라는 선명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독창성이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나의 작품(‘결’)들은 차별화되고 뚜렷한 주제의식과 함께 재료의 조합과 작품 형상화에서 현대미술의 수많은 작가들과 선명하게 구별된다고 생각한다. ‘결’의 작품들은 자연과 사물의 본질을 꿰뚫고 하나로 응축된 모습으로 추상화되면서 천지의 기운을 담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의 작품 방향이나 계획과 관련해서는 “사실 젊은 시절에는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고 도자 등을 제작했다. 이에 회의를 느껴 2004년부터 추상화를 시작했지만 실패를 거치면서 2015년부터 제대로 된 작품들이 탄생했다.

특히 작년 ‘결의 빛’ 창작은 오랜 갈망의 결실이며, 나의 예술의 한 획을 그을 수도 있는 획기적 진전이다. 나아가 올해 ‘결’의 또 다른 표현을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해부학을 응용해 입체적으로 형상화시킨 ‘결 조각’ 작품을 창작했다. 이는 입체예술의 본격적인 창작을 알리는 것이다.

어쨌든 생의 종점까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다양한 ‘만유(萬有) 결’과 ‘결 조각’을 창작해 예술가로서의 발자취를 남길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면서, 격려와 채찍을 당부했다.

이번 세종미술관의 기획전시는 새로운 전시패러다임 구축 및 박종용 예술에 대한 평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주목 받는 전시회라 할 수 있다.

그는 올해 제4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대상(비구상부분)을 수상했다. 만년의 예술가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수화 김환기 화백이 1970년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을 계기로 세계화를 달성한 것과 오버랩 된다.

이제 그의 예술에 대한 총체적 평가의 장이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세종문화회관 전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작품평가에는 허언이나 허황된 광고 등이 통하지 않고, 영감과 흘린 땀을 평가받을 뿐이다”란 그의 말대로 박종용 예술에 대한 냉엄한 총괄적 평가다. 어찌 보면 박 화백 개인적 차원을 넘어 한국예술사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주목되는 전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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