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샘칼럼] 은퇴 후 후회는 약도 없다
[강샘칼럼] 은퇴 후 후회는 약도 없다
  • 강샘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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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전 자기만의 것 하나 장기간 준비하는 자세 필요

북버지니아에 거주하는 김모씨, 남은 여생 놀고 먹어도 충분할만큼 많은 돈을 모은 후 은퇴했다.

날아갈 것 같았다. 사업을 깨끗이 정리하고 모든 것에서 자유를 얻었을 때 그는 마치 자기 세상을 만난 것처럼 행복했다. ‘이제 하고 싶은 거 실컷 하고 살아야지’.

그는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며 그리워했던 여행 다니는 일과 친구들을 만나서 밥 사 주는 것으로 소일을 했다. 그런 삶이 삐그덕 거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은 시간이었다.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돈을 너무 함부로 쓴다’는 말을 했다고 다른 친구가 전해 주었다. 그날로 그는 친구들에게 밥 사주는 일을 그만두었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몇 번 돌아다니고 나니 질려버렸다. 어차피 맨날 돌아다니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집에서 뒹굴뒹굴 하며 사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항상 아내와 함께 집에 있다 보니 부부 싸움도 심각할 정도로 자주 벌어 지곤 했다.

일밖에 모르고 산 삶이 얼마나 황량한 미래를 만드는지 철저하게 깨달았다. 현명한 친구들은 인생 이모작을 생각해 미리미리 자기에 맞는 것을 배우고 익혀 프로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는 동안 자기는 일에만 파묻혀 정신 없이 돈 버는 일에만 허둥대다가 아무런 준비 없이 은퇴를 하게 된 삶이 결코 행복할 수가 없다.

미국의 루센델 웰쓰 매니지먼트 그룹 컨설턴트인 디나 아넷은 은퇴 문제를 크게 은퇴전 지나치게 일에 치중하다 보니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업무가 신격화 되어있기는 마찬가지다.

무조건 일 잘하는 사람이 최고다. 그러다 보니 평생 일에만 치우쳐 살다가 자기 계발을 게을리해 은퇴 후 아무것도 할 줄 몰라 허송세월을 보내게 된다. 무료한 시간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심한 노화 현상을 가져 오고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아넷은 또한 은퇴 후 좋지 않은 일 중의 하나는 은퇴자 남편 증후군을 꼽았다. 평소에 전혀 다른 삶을 살다가 남편이 집 안에 들어 앉으면 서로 다른 것들이 많아 당연히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는 황혼 이혼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1990년 대 이후 미국의 황혼 이혼이 두 배로 들어 난 것도 이에 기인한다고 아넷은 말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자기만의 것 하나를 익혀 두는 것이 좋다. 10년 만 몰두하면 일가를 이룬다고 했는데 20년에서 30년 동안 익혀 두면 그 분야에서 누구도 따르지 못하는 대가가 되기 마련이다.

 

사진으로 행복한 은퇴 생활을 하고 있는 이상현씨
사진으로 행복한 은퇴 생활을 하고 있는 이상현씨

워싱턴 지역에 대표전인 두 인물이 있다. 이상현씨는 사진으로 행복한 은퇴 생활을 하고 있다. 일찍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고 익혀 둔 솜씨로 은퇴 후 지역 행사마다 다니며 사진을 찍어 참석한 사람들에게 사진을 돌려 주기 시작했다. 잘찍은 행사 참여 사진을 받을 때 사람들은 기분이 좋다. 그렇게 해서 유명해 지기 시작해 지금은 행사에 돈 받고 불려 다닐 정도가 됐다.

행사뿐만이 아니라 출사를 나가는 날도 행복하기 그지 없다. 그런 그에게 무료한 날이 있을 수가 없다. 이어지는 행사와 출사로 집에 붙어 있을 날이 없다.

전 노인회 회장이기도 한 윤희균씨는 집 수리 방법을 익혔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는 오래 된 집이 많다. 그러나 보니 어디 한군데 성한 데가 없을 만큼 부서진 곳 투성이다. 또한 인건비가 무지막지한 미국은 함부로 집 수리를 시작했다가는 한달치 월급 날리는 것은 예사다. 이를 알고 있는 그는 은퇴 후 집 수리 봉사 활동을 다닌다. 집 고치기 어려운 장애인들이나 노인들의 집을 고쳐 주고 났을 때의 보람은 어디에 비길 데가 없다.

김씨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평소 꿈이었던 밥 사주는 일과 여행이 무너지자 정말로 할 일이 없어졌다.

이제 부터라도 뭐 하나 배우라고? 성격상 시시하게 하기는 싫고 전문가가 되어야 속이 풀릴 텐데 이제 교회나 기관들에서 가르치는 일들을 시작해 언제 이상현씨와 윤희균씨처럼 활동을 하게 될 것인가? 일만하며 살아온 지난날들, 후회막급이다.

집 안에서 한숨만 푹푹 쉬며 보내는 시간들이 지옥같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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