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 법제화...우리는 국회 계류 중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장애인 게임 복지 눈길
장애인이 직접 게임 제작에 목소리 낼 수 있어야 개선 가능성↑

서울시 장애인 조정 선수단이 광주광역시 소재 광주 이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3 장애인 이스포츠 대회'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사회공헌 캠페인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부스를 찾아 4D VR 게임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카카오프렌즈 제공]
서울시 장애인 조정 선수단이 지난달 25일~26일 광주광역시 소재 광주 이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23 장애인 이스포츠 대회'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사회공헌 캠페인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부스를 찾아 4D VR 게임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카카오프렌즈 제공]

라이센스뉴스 = 박상원 기자 | 4억 2900명.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밝힌 장애인 게임 인구다. 미국에서는 이들을 위해 ‘게임 접근성’이 법제화돼 2010년부터 ‘21세기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법(CVAA)’이 시행됐다. 장애인 게이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게임을 즐기는 것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 단계다.


◆ 글로벌 게임사 MS·소니 장애인 접근성 분야에서도 업계 선두


MS는 게임용 기기에 장애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MS는 ‘엑스박스(Xbox)’에 ‘접근성 지침’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보완한다. 또 보조 기기도 직접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는 '마인크래프트', '기어즈5', '포르자 시리즈' 등 대표작에 게임 이용을 돕는 요소를 삽입했다.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색맹 이용자를 위해 블록 고유 패턴을 넣었으며, '기어즈5'는 시각 장애인을 위해 캐릭터 경로를 소리로 알려주기도 한다. '포르자 시리즈' 에서는 UI를 읽어주는 나레이션, 게임 내 수화 영상 제공 등을 하고 있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 역시 게임 접근성 자체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개발 단계부터 적용하고 있다. SIE는 지난 6일 콘솔용 엑세스 컨트롤러를 전 세계 동시 출시했다. 자유도를 위해 엑세스 컨트롤러의 모든 입력 장치는 분해해,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장애인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엔씨 등 장애인 게임 접근성 높이기 위해 노력


8일 카카오게임즈에서 열린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 우수사례 지원자 초청행사 '다가치 게임톡'에서 (왼쪽부터) 카카오게임즈 임지현 부사장, 우수사례 지원자 이충현 님과 어머니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8일 카카오게임즈에서 열린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 우수사례 지원자 초청행사 '다가치 게임톡'에서 (왼쪽부터) 카카오게임즈 임지현 부사장, 우수사례 지원자 이충현 님과 어머니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국내에서는 작년 11월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장애인 이스포츠 진흥법’ 법안이 발의됐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중에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자율적으로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사회공헌우수상을 받은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월 아름다운재단, 국립재활원,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와 함께 업무 협약을 체결해 체계적으로 제작한 보조기기를 지원한다.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게임 보조기기는 입력장치(키보드, 마우스 등 PC, 태블릿, 휴대폰 연동 기기), 보조장치(팔 받침대, 거치대 등 기기 사용 보조), 자세 유지장치(책상, 의자, 랩보드 등 기기 사용을 위한 자세 보조) 등이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5일에 열린 장애인 e스포츠 대회에서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는 체험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동식 버스에 VR 테마파크를 꾸며 게임 사각지대에 놓인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왼쪽부터)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조석영 회장, 이옥화 보호자 대표, 지경남 게임문화체험관 이용자 대표, 금천장애인복지관 박은정 관장, 넷마블문화재단 김성철 대표, 금천구청 김미숙 과장이 지난 6일 제36호 게임문화체험관 개관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넷마블문화재단 제공]
(왼쪽부터)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조석영 회장, 이옥화 보호자 대표, 지경남 게임문화체험관 이용자 대표, 금천장애인복지관 박은정 관장, 넷마블문화재단 김성철 대표, 금천구청 김미숙 과장이 지난 6일 제36호 게임문화체험관 개관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넷마블문화재단 제공]

넷마블은 지난 2008년 전국 특수학교 및 유관기관에 게임문화체험관을 개설해 장애 학생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전국 총 37개의 게임문화체험관을 개관해 최신 기기와 매뉴얼을 보급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문화체험관을 통해 장애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활력을 주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거기에 넷마블은 지난 2009년부터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14년간 개최하고 있다. 올해 9월에 열린 이번 행사는 e스포츠대회 9종목(마구마구 리마스터, 모두의마블 등)과 정보경진대회 16종목(파워포인트, 엑셀, 로봇코딩 등) 등 총 25종목으로 치러져 선의의 경쟁과 소통의 장이 펼쳐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부터 '게임 접근성 개발 가이드라인'을 자체 제작하고 출시작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비디오 ▲오디오 ▲인터페이스 ▲커뮤니케이션 등 다각도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7일 출시한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에는 '색약 보정'과 '광과민성' 옵션을 추가하며 접근성을 높였으며, 지난 9월 출시한 퍼즐 게임 ‘퍼즐업 아미토이’도 이용자 환경을 고려한 색감 모드, 섬광 효과 감소 등의 설정을 제공하고 있다.

또 엔씨소프트는 지적 장애아동과 의사소통 장애 아동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를 장애인용 게임 '인지니'에 적용한 바 있다.


◆ 게임 제작시 장애인이 직접 목소리 낼 수 있어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간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제고 방안 기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게임 이용자가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기기와 UI/UX, 인터페이스 개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사들은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과 장애인 의무 고용문화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아직도 ESG 정책의 일환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장애인 게임 업계 관계자는 “장애인의 일자리가 고객 상담, 게임 온라인 게시판 모니터링, 사내 서비스 등에 치중된 점이 아쉽다”라며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해서는 게임 개발 과정에 장애인이 참여해야 실질적인 시스템 개선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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