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희 대표

대형학원 주최 세미나에 다녀오신 어머님이 그러는데 강연자가 “공부가 인생의 전부 입니까?” 라고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렇다 아니다가 섞여 대답이 나왔고 강연자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다”라는 논지로 강연을 풀어갔다고 한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지 아닌지는 각자 판단하면 되지만 공부 잘하면 손해 볼 거 없다는 건 독자 여러분도 공감 할 것이다. 

필자가 학생 시절에는 공부 잘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을 생각도 못했지만 두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법 관련 책들을 많이 읽어보았다. 저자들의 공통 의견은 ‘학습 동기’가 있어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어떤 동기가 최상의 학습동기일까? 수능 만점자, 서울대 합격생 등등 자타공인 공신들은 어떤 동기로 공부했을까?

서울대를 나와 소싯적 ‘공신’이라는 소리를 들어본 필자로서 학습 동기는 부모님의 기대, 선생님과 친구들의 시선, 사회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공부가 재미있고 새로운 지식을 알아 가는 데서 느끼는 쾌감이 가장 큰 학습 동기였다. 생전 처음 보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 낼 때 유능감을 느꼈다.
 
공부를 위한 최강의 동기는 즐거움이다. 공부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배움의 즐거움을 터득해야 한다. 하지만 경쟁심, 불안감 등에 휩싸여 공부하는 학생들은 투입한 노력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공부하면서 필자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고3 일년 간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는데 나는 입시에 실패했다, 재수를 한다고 해서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었다. 

그 당시에 학력고사 성적표는 공개하지 않았고 학력고사 치르기 전에 선지원을 했으며 최종 합격 여부만 알 수 있었다. 도대체 어느 과목에 몇 점을 받았는지, 내가 왜 떨어졌는지 알 수가 없어서 더 불안했던 거 같다.

이런저런 이유로 재수생 시절에 지치고 힘이 들 때면 공부하다가 먼 산 (주변에 산이 없을 때는 천정을) 바라보며 전에 즐거웠던 기억, 유머, 수업시간에 웃겼던 사건들을 떠올리며 혼자서 실실 웃었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고 다시 책을 들여다 보기가 쉬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힘든 수험생활 중 학습 능률을 올리기 위한 필자만의 비법이 이것이었다. 

그리고 필자는 잘하고 싶은 과목의 선생님을 좋아하고 선생님의 장점을 찾아내고 존경했다.  그러면 수업시간에 집중이 더 잘되고 졸리지도 않았다. 늘 앞자리에 앉아서 선생님과 시선을 맞추고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수업시간을 즐겼다. 필자는 영어보다 국어가 만점 맞기 어려웠지만 국어 선생님을 좋아해서 모의고사 국어도 만점을 맞았다. 

재수 시절 선생님 한 분이 수업 중에 자주 하셨던 말씀이 지금도 기억난다. “지금 일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내년에는 화창한 봄날의 캠퍼스를 누비거나 어두운 학원가의 뒷골목을 서성이고 있겠지요?”

물론 필자는 화창한 봄날의 캠퍼스를 떠올리며 대학생이 된 모습을 상상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곤 했다.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이원희 선수는 대진 상대와 시합하여 이기는 장면을 실제처럼 상상하는 훈련을 했다.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선수도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도 모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였고 이것이 경기를 승리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바라는 모습을 생생하게 상상하면 뇌는 실제와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상상만으로도 모든 신체 반응을 실제처럼 만들어 낸다. 본인에 대한 긍정적인 상상과 최선의 노력은 그를 실제로 승리자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기를 두려움과 스트레스는 뇌의 활성화를 저해하여 능력 발휘를 방해 하며, 학습은 아무 걱정도 없는 상태, 가장 자유로운 상태 일 때 최상으로 이루어 진다고 한다. 필자는 공부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본능적으로 기분 좋은 마음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가끔은 경쟁심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필자가 고3 때 전교 일등을 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그것이다. 3학년으로 진급하고 임원 어머니들이 방과 후에 학교에 방문을 했었다. 한 분이 담임 선생님께 “올해 우리 반에서 누가 일등을 할 거 같습니까?”라고 질문을 했다. 

담임 선생님은 잠시 생각을 하신 후에 “반 배치 시 일등으로 온 반장이 하지 않을까요?”라고 대답하셨다. 필자는 그 말씀을 듣고 마음속으로 오기가 생겼다. “왜 내 이름은 말씀 안 하시지? 내가 꼭 일등을 해서 선생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겠어”라고 다짐했다. 결과는? 일년내내 우리 반 일등은 필자가 했다.

필자가 경쟁을 하기는 했지만 최종 경쟁 상대는 어제의 나였다. 하루하루 실력이 늘고 발전해 간다면 나는 매일 승자가 된다. 시험점수나 등수에 연연하는 것은 나의 절대 가치를 올리는 것이 아니며 공부 능률에도 방해가 된다.

학생에게 불안감은 없애고 공부의 즐거움을 어떻게 느끼게 할 것인가? 저자들은 공통적으로 ‘그것은 강요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생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페퍼민트 코칭센터 고상희 대표/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 전공·언론정보학 부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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