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상(한국국유머전략연구소 소장)

라이센스뉴스 = 최규상의 유머경영(6)| 세계적인 의료기기 업체인  GE healthcare는 수많은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MRI(자기 공명영상장치) 업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탁월했다. 이 회사의 디자인 부서에는 20년 넘게 산업디자이너 더그 디에츠(Doug Dietz)가 근무했다.

어느 날 더그 디에츠가 병원에 들러서 MRI에 대한 사용만족도를 상담하고 있었다. 그 때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가 우는 모습을 봤다. 그녀는 MRI기계가 무섭다면서 검사하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의료진도, 부모도 아이 앞에서 진땀 흘리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이 장면을 보고 더그 디에츠는 충격을 받았다. 이후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는 이 질문이 맴돌았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MRI 검사를 받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품고 궁리했지만 뾰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인간중심의료라는 세미나에 참석한 이후 그는 질문의 방향을 바꿨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MRI검사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울까?"

디츠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기 위해 연구진들과 아이디어를 짜냈다. 얼마 후 멋진 아이디어가 도출되어  기기의 디자인을 약간 수정했다.
기존 하얗고 거대한 MRI기계를 모험의 장소로 변신시켰다. 가장 먼저 MRI를  놀이공원의 해적선 모양으로 디자인을 변경하고, 촬영기사와 간호사는 선장과 승무원 복장을 했다.
이렇게 하니 검사를 피하던 아이들이 MRI 방을 무서워하지 않고 앞다투어 검사를 받겠다고 자원했다.

질문 하나가 놀랍도록 유쾌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점차 단순한 해적선뿐 아니라, 동물농장, 꽃밭, 동화나라 등 여러 콘셉트와 결합하면서 아이들의 즐거움을 자극했다.
당연히 아이들도 환호했고 만족도 점수는 90%를 상회했다.
또한 더그를 비롯한 연구진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수많은 병원에서 디자인 변경을 요청했고, 추가적인 MRI 기기를 구매했다.  

이 질문 하나는 모호한 고객만족과 고객감동 기법을 조금 더 선명하게 해 준다. 고객을 미소 짓게, 즐겁게, 유쾌하게 하는 것은 고객감동의 핵심전략인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가 한 엘리베이터 업체에서도 발생했다. 고층의 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너무 느리다는 불평이 많았다.  어떻게 속도를 높일까 궁리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쉽지 않았다

그때 한 직원이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사용자들이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지루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면 고객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할까 생각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질문의 방향을 바꾼 이후 곧바로 두 개의 거울을 엘리베이터에 설치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당연히 불만도 사라졌다. 얼마 후 새로운 아이디어가 추가되었다.

조그마한 게시판 하나를 설치하고 그곳에 매주 재미있는 유머를 게시한 것이다. 이제 거울을 보면서 미소 짓던 사람들이 유머를 읽고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느리다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할까?'라는 질문은 강력한 힘을 가졌다. 수많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 질문을 변화를 이끌었다.  

장사의 신이라 불리는 일본 요식업계의 달인인 우노 다카시 사장. 그는 일본식 선술집은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후배사장을 배출했다. 어느 날 그는 오뎅을 서비스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오뎅을 재미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며칠 뒤 그는 빨래를 널다가 기막힌 답을 찾았다.
바로 쇠로 된 빨래집게로 오뎅을 집어먹게 한 것이다. 사소한 아이디어였지만, 고객들은 환호했고, 수 천 그릇의 오뎅을 팔 수 있었다.

호주에서 한 청년은 햄버거 장사를 준비했는데 우연히 한 건물의 7층 매장을 무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일단 7층에 오픈했지만, 고객들이 7층까지 햄버거를 먹으러 올라오지 않았다.
그는 질문했다.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즐겁게 재미있는 햄버거집으로 기억될 수 있게 할까?" 

얼마 뒤 이 햄버거집은 놀라운 서비스 기법을 개발했다. 7층까지 올라올 필요없이 앱으로 주문하면 7층에서 낙하산을 이용하여 햄버거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당연히 이 재미있는 서비스는 순식간에 구전되어 대 히트를 칠 수 있었다.

이렇게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고객을 미소 짓게 할 수 있을까?' 질문하는 능력은 비즈니스의 핵심질문이다. 나는 이렇게 고객을 즐겁게 하려는 역량을  비즈니스 유머지능이라 부른다.

ChatGPT를 시작으로 수많은 AI 인공지능이 온 세계를 뒤엎고 있다. 이런 시대에 유머지능(Humor Intelligence)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탁월한 핵심역량이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할까?' 이 질문을 입과 뇌 속에 붙여놓는다면 당신 비즈니스에 성공의 향기를 휘날 수 있을 것이다.


최규상(한국국유머전략연구소 소장)
최규상 님은 20년 간 한국국유머전략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유머코치, 펀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최규상의 유머학교 교장으로 ‘리더의 유머스피치’, ‘돈되는 유머마케팅전략’ 등을 기업과 기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특히 CEO, 목회자, 세일즈맨을 대상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1:1 시크릿유머전략’ 코칭은 인기가 매우 좋다. 저서로는 “인생을 바꾸는 힘, 유머력”,  “리더를 위한 유머손자병법” 등 8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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