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 금리 인상할 때 저축은행은 오히려 ‘금리 인하’
인터넷전문은행과 대출 경쟁, 고객들의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 때문에 ‘속앓이’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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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센스뉴스 = 임이랑 기자 |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은 이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고 있고, 저축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저축은행 대출은 ‘고금리’라는 금융소비자들의 인식도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 36곳이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4.51%로 파악됐다. 지난 4월 14.81%보다 0.3%p(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월 5.27%로 3월 5.21%를 기록한 것보다 0.5%p 상승했다.

이처럼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이 대출금리를 내리는 이유는 중금리대출 경쟁이 저축은행 간의 경쟁에서 인터넷전문은행까지 포함하여 확대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금융소비자들은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급전이 필요할 때 저축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가 출범하면서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나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목표치에 맞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중 연 10% 이상 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5%에 불과했다. 하지만 11월 이후부터는 10%를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자 지원 이벤트, 저축은행보다 저렴한 대출금리, 1금융권이라는 점을 앞세워 대대적인 고객 유치에 나선 것도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SBI저축은행의 대출 금리는 올해 1월 15.27%에서 2월 14.12%, 지난달은 14.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 대출금리도 16.72%에서 16.48%로 하락했다가 지난달에는 0.26%p(포인트) 하락한 16.22%다.

일각에서는 시장금리가 인상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대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간의 경쟁도 심한데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중금리대출 시장에 들어오면서 금리 경쟁력을 위해 인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사실 저축은행 업계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중금리대출을 판매한다고 했을 당시만 해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때와 달라졌고,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당연히 대출 금리도 인상해야 하나 금융소비자들은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고금리’라는 인식이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저축은행 업계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확대와 금융소비자들의 고금리 인식을 극복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할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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