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슬칼럼] 나만의 색깔이 있는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한 0번째 단계
[이다슬칼럼] 나만의 색깔이 있는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한 0번째 단계
  • 이다슬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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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맵'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기
라이센스뉴스는 직업계고 및 학생 일자리와 관련해 실제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진로와 취업교육 현황을 공유하는 계기를 만들어 학생에게는 다양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교사 및 기업에게는 진로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함으로서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 발판을 마련하고자 본 섹션을 운영합니다.-편집자 주

 

이다슬 칼럼니스트
이다슬 칼럼니스트

나는 글 쓰는 것이 어렵다. 머릿속에서 떠도는 무수한 단어 중 현재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와 맞는 단어를 찾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현하기 위해 단어들을 논리적으로 잘 연결하여 문장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멍하게 있다가 컴퓨터를 끄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분명 경험한 일들을 남들이 읽기 좋게 적어 내려가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나와 같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글 쓰는 것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한 두 번은 꼭 적어야만 하는 글이 있다. 바로 자기소개서이다.

자기소개서, 말 그대로 자기를 소개하는 글이다. 소개받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서 내용과 형식이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장단점 등을 서술하면 된다.

이렇게 적고 나니 무척 쉬워 보이지만 우리는 안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서 몇 시간, 며칠이나 되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특히나 만18세에 취업을 준비하는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검색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는 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검색 전에 먼저 해보아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오늘 이야기하고자 한다.

교사 재직 시절, 국가직 9급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이 있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한 살이 많은 학생이었으나 선하고 인성이 곧은 친구로 학과 친구들에게 신임을 얻는 학생이었다.

내가 담당하는 실습수업이라 학생을 학과연구실에서 공무원 채용 준비를 하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추천서, 자기소개서와 같은 서류준비는 빨리 끝내고 필기 및 면접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쓰던 학생의 손은 3시간이 지나도 한 줄을 끝내지 못하고 있었다.

요즘의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항목들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적으면 되는 것이라 빈 A4용지에 그냥 적어 내려가는 것 보다 훨씬 수월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학생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한 줄도 못 적고 있다니 너무 한 것이 아닌가?

다른 학생들에 비하여 성적도 우수한 편이고 평소 매우 성실한 학생이 한 줄도 적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학생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보니 자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하였다. 그냥 두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학생 앞에 앉았다.

학생이 가지고 있던 종이의 가운데에 동그란 원을 그리고 원 안에 그 학생의 이름을 적었다. 원 주변에 다시 작은 원을 여러 개 그렸다. 머릿속에 지금 떠오는 어떤 단어라도 괜찮으니 적어보라고 하였다.

학생은 1,2분 우물쭈물하다가 날씨, 화분, 취업, 가족, 잠과 같은 단어들을 적었다. 이제 그 단어들 옆에 다시 원을 그리게 했고 그 단어를 보며 떠오르는 단어들을 적게 했다. 두 세 번의 반복 후 혼자 하는 것을 보고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다가 1시간 뒤에 다시 갔다. 종이 가득 원이 그려져 있었다.

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이 누군지를 알 것 같다는 학생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 학생은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싫어하는 지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종이에 원을 따라 나가다보니 자신은 가족이 가장 소중하고, 식물을 키우는 일을 좋아하며 좋아하게 된 이유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내가 이 학생에게 권했던 것은 ‘마인드맵 기법’이었다. 이 기법은 문제가 되는 단어를 중심으로 잡고 그 생각에 연결되어 연상되는 생각들을 포도다발이나 거미줄처럼 연결해 나가는 방법이다. 이러한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두서없이 연상되는 생각들이 마음속에서 선명해지고 문제의 해결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이 학생은 ‘마인드맵’을 통해 그동안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 종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의 항목을 다시 살펴보았다. 그리고 어설프지만 학생 스스로 각각의 항목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몇 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 완성된 자기소개서를 출력하여 손에 쥐었을 때 학생의 얼굴에 번지던 미소가 지금도 기억난다. 그 뒤 나는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 자신에 대한 ‘마인드맵’을 해보는 것을 권장하게 되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특성화고등학교 학생의 나이는 보통 만 18세이다. 이러한 나이대의 친구들이 자신의 삶을 몇 번이나 되돌아보았을까? 내가 진정 즐거웠을 때가 언제였는지, 왜 그렇게 즐거웠는지, 또는 그 반대의 경우는 언제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느꼈던 것인지 등을 떠올려보지 않으면 자신을 대해 알 수 없다.

자신에 대해 모르는 체 작성하는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인터넷을 참고하여 적게 되는 비슷한 내용의 자기소개서가 되고 만다. 이러한 자기소개서는 채용 담당자의 흥미를 끌 수도 없고, 면접에서도 불리해질 뿐이다.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고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는 자기소개서와 인터넷 검색과 선배의 자기소개서를 참고로 작성하는 자기소개서는 분명히 다르다. 자기소개서를 적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마인드맵’을 통해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바란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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