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공부는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라이센스뉴스는 직업계고 및 학생 일자리와 관련해 실제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진로와 취업교육 현황을 공유하는 계기를 만들어 학생에게는 다양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교사 및 기업에게는 진로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함으로서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 발판을 마련하고자 본 섹션을 운영합니다.-편집자 주

 

이다슬 칼럼니스트
이다슬 칼럼니스트

얼마 전, 진로상담이 필요한 특성화고 3학년 학생의 연락을 받았다. 성적은 50%정도, 출결상황은 양호한 편으로 취업을 희망하였으나 부모님의 만류와 인터넷에서 본 부정적인 기사들 때문에 진학으로 진로를 정했다고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취업을 할 지 진학을 할 지 갈등 중이라며 조언을 구해왔다.

나는 학생에게 어떤 일을 하고 싶었는지를 물었다. 학생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냥 취업해서 돈을 벌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돈은 벌고 싶었지만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뉴스 기사들을 살펴보니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취업하기가 꺼려진다는 이야기였다.

그럼 진학을 하면 어떨 것 같은지를 다시 물었다. 그래도 대학을 가면 좀 더 나은 곳으로 취업을 해서 월급도 더 받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 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학생은 다시 대답을 멈추었다.

특성화고의 상당수의 학생들이 위의 이야기를 나눈 학생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취업은 하고 싶지만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취업은 학교에서 시켜주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학생도 있다.

또한 취업을 하고 난 뒤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계획하지 않는다. 우선 돈을 좀 모으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돈을 모으고 난 뒤에는?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보겠다는 것이 되돌아 오는 대답이다.

취업은 학교에서 시켜주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업체를 선별하여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는 있다. 취업을 희망한다면 적어도 그 회사에서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알아보고 기회를 잡을 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4년 동안 현장실습 및 취업 협약을 맺어 온 중견기업이 있었다. 회사 내 업무담당자 또한 특성화고 졸업 후 15년 째 근무하고 있는 분이었다. 현장에서 생산직 사원으로 시작하여 주임, 반장 등의 승진 과정을 거친 후, 사무직으로 변경하여 인사과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며 면접을 보러 왔던 학생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주셨다.

학생들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보셨는지 회사를 다니며 방송통신대로 학위를 땄고 회사의 승진 요건에 맞게 토익, 자격증 취득도 하며 열심히 살아 온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들려주셨던 이야기를 짧게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취업을 하고 지금 하는 일이 만족스럽다면 그 일을 꾸준히 하면 된다. 허나 만족스럽지 않다면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향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가능성이 높은 방향이라는 것은 내가 하면 좋겠다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다, 버틸 수 있다고 확신이 드는 방향이다. 그 방향을 찾아 노력하며 내가 노력한 것에 100%는 아닐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에 따른 성과가 생길 것이다.

나는 이때의 이야기를 학생에게 들려주었다. 그 학생이 어떤 방향을 선택했을지는 모른다. 다만 지금 하게 될 취업이 자신의 사회생활의 종착지가 되는 것이 아닌, 여러 열린 길이 있다는 것과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 자신하지 못하는 대학진학이 아름다운 미래를 무조건적으로 보장해주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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