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아티스트 겸 서양화가 장소영
메이크업아티스트 겸 서양화가 장소영

색(色)은 우리의 일상생활 모든 것들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가구, 옷, 화장품 등등 우리가 입고 쓰고 만지는 모든 것들은 각자 개성 넘치는 색을 뽐내며 한 시대의 문화를 나타낸다. 

색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삶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적 환경과 문화적 특성을 표현한다.

색에도 귀천이 있었다 

사진출처 Google

예로부터 동서양 모두, 의복 색상의 구분을 통해 신분과 계급을 나타냈다.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일반 평민들은 색상이 들어있지 않은 미색의 옷을 입었으며, 1~3품은 홍색, 4~6품은 청색, 7~8품은 녹색, 법사는 검정색 등 신하들의 계급을 나타내는 급제도에 따라 의복 색상을 구분하였다. 서양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중세 의복의 역사를 보더라도, 귀족이나 상류층이 입는 옷들은 화려한 색상과 무늬가 있는 반면, 평민계층은 일반적으로 회색, 미색 등 단색으로 만들어진 튜닉 형태의 단순한 디자인의 옷을 주로 입었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합성염료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직물을 염색할 수 있는 염료를 구하기 위해선 전부 천연재료에서 추출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천연에서 추출하기 어려운 색일수록 값이 비쌌고 더욱 귀하게 여겨졌었다.

불황 속 불티나는 네온 패션

사진출처 Neon on the Spring/Summer 2019 catwalks

현대사회는 천연에서 추출한 염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상의 합성 염료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신분이나 직업에 따라 색상을 구별해서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몇몇 색은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그 유행이 주기적으로 돌아온다. 형광 색상의 네온패션 트렌드는 1960년대 ‘사이키델릭 패션’이 히트를 친 이후, 꼭 경제 침체가 된 불황 때만 유행이 되돌아온다.

경제가 침체 될수록 사람들은 구매심리가 위축되는데, 이럴 때 화려한 네온 컬러는 사람들의 의욕과 활력에 상당한 영향을 주면서 기분전환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그렇기에 네온 컬러가 유행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경제가 침체 되었다는 것으로도 풀이 할 수 있다. 작년 2019년도에도 네온 컬러가 한창 유행했었는데, 그 유행의 물결이 언제 또 다시 되돌아올지 모른다.

색의 빈부격차

사진출처 Google

패션 트렌드 색상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외벽 색을 통해서도 환경적 문화 특성을 엿볼 수 있다.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의 외벽 색상이 바로 그 예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부촌으로 알려진 서울의 평창동, 한남동, 성북동을 가보면 대부분의 집 외벽 색상은 비슷비슷하다. 부자 동네일수록 아이보리나 브라운 계열 등 절제된 색을 사용한 건축물을 많이 볼 수가 있으며 가난한 동네일수록 밝고 화려한 색상을 사용한 건축물들을 많이 볼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담벼락마다 화려한 색상으로 그려진 형형색색의 그래피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난한 동네의 건축물이 비교적 알록달록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자연색상의 천연자재보다는 사람들이 잘 사지 않을 색상의 페인트들이 저렴하기 때문인 이유도 있을 것이고, 우울한 환경에서 알록달록한 건축물을 통해 기분전환의 효과와 더불어 색상 자체가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색(色)은 그 시대의 사회적 환경과 문화적 특성을 표현한다. 사람들은 색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시대를 말하며, 내재된 욕구를 표출한다. 색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대변하는 요소인 것이다. 과연, 지금 우리는 어떠한 색(色)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가. 어떠한 색(色)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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