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 컨설턴트
김경옥 컨설턴트

최종합격을 하고 처우협의를 모두 마치고 평판조회까지 모두 마친 후보자 A가 있었다.

아니, 이제 A는 후보자가 아닌 합격자라고 지칭해야 하는 상태였고 그는 이미 재직 중인 회사에 퇴사 노티스까지 다 해 둔 상황이었다.

그렇게 입사일을 기다리고 있는 즈음, A가 입사하기로 한 회사의 본사인 홍콩에서 연락이 왔다. 

“0/0에 서울에서 우리 회사가 참여하는 세미나가 있어요. 그때 다른 나라의 임원 분들도 참석하실 예정이라 이런 기회도 흔치 않기도 하고 해서 0/0에 입사하기로 한 A 님이 그 세미나에 참석하실 수 있으실까요? 그날 세미나 참석하시면 근무 일에 산입해서 급여 지급은 될 겁니다.” 

입사 전이었지만 회사 일정에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었고 해당 내용을 A에게 전달했으나, A는 아직 재직 중인 회사의 인수인계 중이어서 곤란해했다.

“입사는 너무 하고 싶은데 그날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으면 혹시 회사에서 많이 싫어할까요? 좀 힘들기는 한데 회사에서 꼭 참석해야 한다고 하면 무리해서라도 참석해야 할까 봐요.”

A의 얘기를 듣고 나는 홍콩 본사 담당자에게 합격자의 상황을 알리고 그날 꼭 참석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물었다. 회사에서 강력하게 그날 세미나 참석을 요구하면 다시 한번 A에게 해당 내용을 안내할 생각이었으나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고 A는 입사 전에 회사에서 요구했던 세미나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무사히 입사했고 현재까지도 잘 다니고 있다.

입사 전에 며칠 일찍 나와서 인수인계를 받기를 요구하는 회사도 있다. 본래는 입사일 이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이후에 인수인계를 포함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맞지만 간혹 이런 일들이 있기도 한다. 이럴 경우 회사에 해당 내용을 안내하지만 입사자의 입사일이 되면 이미 전임자가 퇴사한 후라 인수인계가 불가하다면서 원활한 업무를 위해 며칠만 먼저 나와서 인수인계를 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다만 이런 경우 옳고 그름을 떠나 기업과 합격자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발생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주지 해야 할 필요는 있다. 입사 후에도 수습 기간 등의 시기를 거쳐서 입사자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다.

이것은 입사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입사 전에 며칠 먼저 나와서 근무환경을 경험해 보는 것도 수습 기간과 비슷한 의미에서 서로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니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입사 후 수습기간과, 입사 전에 며칠 나와서 근무하는 것은 확연하게 다르다. 

비유를 하자면 입사 전에 며칠 함께 근무 하는 것은 마치 결혼 전에 동거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한 이후 우리는 서로에게 단점이 조금 보이더라도 그 관계를 쉽사리 허물지 않는다.

하지만 결혼을 하기 전에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미리 알기 위해 동거를 한다면 그 과정에 보이는 작은 단점에도 우리는 어쩌면 관계를 물리고 싶은 마음이 더 쉽게 들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결혼하기 전에 이런 걸 먼저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라고.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번쯤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서로가 다르게 살아온 사람이 함께 살게 될 경우 절대 모든 것이 다 유하게 지나가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드시 서로의 단점이 보이게 된다.

다만 그때 우리의 자세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단점을 내가 보듬고 갈 것인지 아니면 그냥 그 단점으로 인해 그이의 다른 장점마저도 포기할 것인지.

어떤 선택이 향후에 더 좋을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입사하고 난 후라면 보듬고 갈만한 문제들도 입사하기 전이라면 그렇지 않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일 것이다. 

입사 전에 기업과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는 전부 또 하나의 면접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김경옥 컨설턴트
現 커리어앤스카우트 헤드헌터·커리어코치
前 삼성SDS 경영기획팀 근무 (삼성그룹 대졸 공채 47기)
    서울 주요 대학 경제학·무역학·경영학 강의
    성균관대 공학사·경영학석사·경제학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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