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칼럼] 연봉 협상에서의 난제들 
[커리어칼럼] 연봉 협상에서의 난제들 
  • 김경옥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5.01 09: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옥 컨설턴트
김경옥 컨설턴트

서류 전형을 진행하고, 면접을 보고,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는 기쁘다. 이직을 생각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또 해당 기업에 지원했던 이유도 반드시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 합격 이후에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사안이 남아있는데, 바로 연봉 협의 과정이다. 

최종 합격 이후 제시된 연봉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입사를 포기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사실 더 이상의 협의 과정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싫지는 않지만 서운한 경우, 이런 때에는 연봉협의 과정 만큼 중요한 순간이 없다. 회사에서 제시한 내용이 조금 서운하지만, 내가 지원했던 회사에 합격했고, 이 회사에 입사하는 것만으로 ‘감개 무량’ 한 경우라면 그저 받아 들이고 입사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만약 서운한 마음을 여전히 가득 안고 입사하는 경우, 입사 후 근무를 하면서도 계속 “아, 다른 기업에 간다면 더 나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 것만 같다면, 이는 입사 후 새로운 환경에 원만하게 적응하는 데에 굉장히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서로 마음에 들지만 약간의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경우, 이런 경우에 연봉협의 과정은 채용기업과 합격자 양 상대방이 최대한 서로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서로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하는 과정이 된다. 그런데 이게 참으로 쉽지 않은, 어려운 과정이고, 이 과정 중에 협의가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통상 헤드헌터 펌을 ‘서치펌’이라고 하지만, 나는 헤드헌터의 실력이 인재 ‘서칭’ 하는 데에서도 발현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진짜의 실력은 이러한 협의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채용기업에서 원하는 적합한 요건을 갖춘 인재를 찾고, 그 인재에게서 지원의사를 확보하고, 또 이를 검증하는 과정 또한 지난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보다 훨씬 더 깊은 고도의 지능적인 언행구사가 필요한 시점이 바로 이러한 협의의 과정인 것이다.  

이제 막 합격통보를 받은 합격자와 채용기업 사이에는 사실 서로 좋아하지만, 아직은 함께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미묘한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 아직 함께 일해본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만 몇 시간 만의 만남으로 양쪽 모두 굉장히 큰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합격자 입장에서는 몇 시간의 만남과 외부인의 입장에서 판단한 정보 만을 가지고 나의 시간과 노동력을 제공하기로 하는 약정을 해야 하고, 이러한 약정은 그 사람의 미래 커리어에 큰 방향을 정하는 기점이 될 수도 있기에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결정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채용 기업의 입장에서는 다만 몇 시간의 면접 이후 작게는 몇 천 만원, 크게는 몇 억이 되는 계약에 서명해야 하는 것이기에, 이 또한 굉장한 무게를 갖는 결정이 된다.

 물론 이러한 맹점 때문에 근로계약서 작성 이후에 통상적으로 몇 개월의 수습기간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수습기간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채용 결정이 지니는 무게가 아주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며, 합격자이든 채용 기업이든 결정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합격 통보를 받기 전에야 합격만 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합격 사실을 알고 난 후부터는 약간 생각이 달라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세상 누구나 아무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려고 할 테고, 또 다들 머릿속에 계산기 하나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 아무리 내가 상대의 사정 다 고려하고 배려해서 내 선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을 제시한다고 한들, 서로 지금까지 몇 시간의 만남 이외에 아무런 접촉도 없었던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계약이기에, 상대의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할 수도 있는 것은 서로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계산기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서로의 계산기는 철저하게 자신의 입장을 기반으로 하여 작동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합격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 것은, 나를 이토록 좋아한다는 표현을 해 준 상대가 고마운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조금 서운해도 나를 이토록 좋아해주는 상대와 지내는 것, 함께 일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수월하고, 행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고 할지라도, 내게 주어진 다른 옵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이대로 지금의 상대를 받아 들이기엔 어쩔 수 없이 속세에 사는 인간인지라, 약간이나마 서운한 마음을 떨치지 못할까봐 조금 두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서로 마음에 들어 하고 좋아하는 경우도 찾기 어렵다는 것은 양쪽 상대가 다 알고 있다.그리고 어쩌면 양 상대방 중에서 한쪽이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그렇다면, 더 좋아하는 쪽이 그저 받아들이고. 상대를 잡기 위해서 조금 더 양보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원활한 시작을 위해서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하는 것인지는 매번 연봉협상을 지날 때마다 고민되는 지점이 된다. 

김경옥 컨설턴트
現 커리어앤스카우트 헤드헌터·커리어코치
前 삼성SDS 경영기획팀 근무 (삼성그룹 대졸 공채 47기)
    서울 주요 대학 경제학·무역학·경영학 강의
    성균관대 공학사·경영학석사·경제학박사 수료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