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칼럼] 나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유학칼럼] 나는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 이유진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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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칼럼니스트
이유진 칼럼니스트

요즘 Corona19 (코로나19)로 전 세계 사람들이 앓고 있다.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미국, 아프리카,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유럽까지 현재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내며 바이러스는 점차 진화 중이다.

2월, 한국에서 갑자기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생기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다. 프랑스가 더 안전할 것이라며 건강관리 잘하라고 한국에 대한 입국을 거부하는 나라들이 많아졌을 즈음, 프랑스에선 이미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살 수가 없었다.

나는 그들에게 한국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확진자가 많은 것은 그만큼 검사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당시 프랑스 언론에서는 인종차별적인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기사마다 중국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었으며 바이러스에 관해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학교 친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질레쥰 데모(마크롱 정책에 반대하는 노란 조끼 데모 - 프랑스에선 비상시에 있을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노란 조끼를 차 안에 한두 개씩 가지고 다닌다.)때문에 통과시키지 못했던 정책들을 통과시키기 위한 언론 플레이라는 둥, 항상 존재해 왔던 바이러스인데 왜 이렇게 떠들썩한지 모르겠다는 의견들로, 패닉 되지 말자. 휘둘리지 말자는 의견들로 분분했다.

사람들은 위험성을 알지 못했으며, 바이러스에 대처를 하기 위한 기사보다는 중국의 탓으로 돌리려는 언론기사들을 보며 나는 프랑스가 제대로 대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졸업 논문과 졸업 작업 때문에 논문 교수와 개인 약속을 이미 잡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했다. 작업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는 도중, 교수가 기침을 시작했다. 나는 장난 반 진담 반으로 혹시 코로나가 아니냐며 병원은 가 봤냐고 물어봤다. 

그는 코로나는 독감보다 치사율이 낮은 바이러스이며 독감으로 매년 수십만 명이 사망하는데 그에 비하면 코로나19는 치사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여자와 아이들에게 착한 바이러스라고 나를 안심시키려 했다.

나는 그것은 흡연율 때문이지 여자와 아이에게 착한 바이러스가 아니며 한국에서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이왕이면 과잉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다른 바이러스들처럼 조만간 지나갈 것이며 패닉에 빠지지 말라는 조언만 간단히 했다.

그 당시 학교 아뜰리에에서 기침을 하거나 열이 나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나는 자체 휴강을 했다. 당장 한국에 가고 싶었지만 3월 31일에 있을 디플롬 블렁(diplôme blanc : 졸업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여부에 관한 시험)이 있었고 디플롬 블렁을 통과하면 6월에 있을 디플롬(졸업시험) 때문에 섣불리 떠날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2주 후 아니나 다를까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비롯한 나라들이 국경을 닫기 시작하였고, 3월 12일 프랑스 정부에서는 돌아오는 주부터 모든 가게 문을 닫을 것 이라는 발표를 하였다. 3월 17일 저녁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이 있고 난 후, 3월 18일부터 현재까지 프랑스도 국경을 닫았으며 le confinement(르 콩피느멍 : 강제 자가 격리)이 실시되었다. 

친구나 이웃을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것도 금지시켰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가거나 일을 하러 갈 때에는 정부 사이트에서 프린트 한 외출 확인서에 서명을 하고 지참하고 다녀야 한다. 혹시나 있을 불시검문에서 확인 서류를 지참하지 않을 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학년인 우리들의 디플롬 블렁은 취소되었고 디플롬(졸업시험) 또한 9월로 미뤄졌다. 

학교는 4월 중순까지 닫는다고 이메일이 왔지만 모든 것은 확실하지 않았다. 참으로 갑갑하고 무서운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한순간에 모든 국민들을 강제로 통제 시킬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프랑스는 나를 비롯한 젊은 학생들이나 젊은 직장인들의 집에 텔레비전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프랑스에선 텔레비전 세금이 있다. 질레쥰 데모가 길어지고 규모가 컸던 이유는 자동차 기름세를 올리고, 텔레비전 채널, 휴대폰, 노트북 세금도 추가로 징수하겠다는 정책이 들어 있었다. 이는 서민들을 죽이는 정책을 내세운 것이다. 

프랑스에선 도시에 살지 않는 이상 일터로 가기 위해선 차가 필수이다. 프랑스는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일터로 가려면 차로 10분에서 40분은 가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서민들에게 기름 값은 이미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인데도 더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프랑스 사람들은 한국과는 반대로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로 가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모든 것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우리나라 직장인들에 비해 많은 돈을 벌지 못한다. 아주 부자들을 제외하곤 모든 사람들의 소득은 고만고만하다. 그나마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caf 제도(사회복지보장제도)가 있기 때문에 커플이거나, 아이를 키우거나, 월세에 사는 사람들은 보조금을 받는다.

사립대학을 제외한 프랑스 국립 대학교들은 학비가 1년에 80만 원 정도이지만 이것도 학생들에겐 비싼 돈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을 해 준다. 장학금 제도이다. 사립 대학교도 장학금 지원을 해 준다. 만 28세 이하 모든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휴대폰이 없는 학생들도 있다. 스마트 폰이 나온 지 10년이 넘은 지금 아직도 스마트 폰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언론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언론은 우리를 위한 존재가 아니며 그들을 위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프랑스는 의료보험제도로 100% 환불을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파도 병원을 가지 않거나, 약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약의 성분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까지 없으니 프랑스 정부에서 모든 가게의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발표한 주말, 사람들이 나가서 마시고 떠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나 프랑스 특유의 자유스러움이 아닌 정보의 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에서 혹은 언론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이나 대처 방안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채, 독감보다 못한 중국산 바이러스라고 우습게 여기다가 갑자기 정부에서 강력하게 모든 일을 일시중지 시키고 집 안에 가둬버린 것이다. 그러니 ‘사재기’ 같은 패닉 현상은 당연하게 뒷따라 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안타깝지만 나는 사재기 현상을 이해한다. 몇몇 사람들의 패닉도 비판할 수가 없다. 화가 나지만 무작정 인종 차별하는 사람들 또한 비난할 수가 없다. 그들은 평소처럼 아무 일 없이 지내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정부로 인해 막혀버렸고, 언론에서 말하는 인종차별적인 기사가 사람들의 머릿속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아직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자세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저 정부에서 우리를 가둬 두었다면 그만큼 위험한 바이러스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요즈음 다행히도 심심치 않게 마스크나 장갑을 쓴 사람들이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마스크나 장갑을 끼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프랑스 정부나 언론에선 건강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으며 사실 마스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Le confinement(르 콩피느멍 : 강제 자가 격리)이 시작되기 전주, 마스크를 쓰고 장을 보러 마트에 갔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피했다. 

기분은 나빴지만 아마도 나를 아픈 사람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강제 자가 격리가 시작되고 난 후 장을 보러 갔을 때, 어떤 아저씨께서 나에게 마스크 어디서 샀느냐고 물어 봤다. 많은 발전이다. 

하지만 아직도 마스크를 쓴 나를 보면 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프랑스 의사가 올린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이 의사인데도 불구하고 마스크가 하나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고, 환자가 와도 어떻게 치료를 하거나 대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최대한 전염이 되지 않게 집 밖을 나오지 말라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뉴욕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3월 15일 연락을 했다. 어학 공부를 할 때 만난 같은 반이었던 친구인데, 이 친구는 원래 4월 3일에 40살 생일을 맞아 프랑스 루아르 강변 앙부와즈 성에서 생일 파티를 하기 위해서 이미 성 예약과 초대객들을 위한 버스, 호텔 예약이 끝난 상황이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미안하지만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연락을 했고, 그 친구 또한 자기가 일하는 병원에서 첫 확진자가 나와 생일파티를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1주일 후 그 친구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으며 마스크도 부족하고 자신이 위험해질 것 같아 4월 15일까지 병원 휴가를 냈다고 했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슬픈 현실이다. 현재 이 친구는 거의 매일 자기가 요리한 한국음식 사진을 나에게 보내며 다음에 만날 때 서로 한국요리를 경연하자며 기약 없는 약속을 했다.

어렸을 적, 아니 10년 전, 5년 전 만해도 한국인들이 안전 불감증이라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을 자주 들었었다. 어서 빨리 성장해서 경제적으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어서 외면한 우리의 안전들, 지금은 세대가 바뀌어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졌고 지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그런 시민들을 만족시키려 노력하는 중이다.

우하지민(愚下之民), 백성이 무지하면 탐관오리들이 들끓는다. 국민들이 어리석고 무지하면 아무 것도 모른 채 끌려 다니기 십상이다. 통치자들은 그들 마음대로 나라를 휘두를 수 있다.

현재 유럽이나 미국의 상황을 보면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우리나라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개인은 자기의 생각을 거침 없이 표현하며 정치에 활발히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거기에 발을 맞춰 국민들과 더불어 나라의 안전에 힘쓰고 있다. 여민동락(與民同樂), 이국편민(利國便民)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이런 마음을 잃지 않고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더 발전하는 조국의 모습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우연히 유투브 동영상에서 Yuval Harari가 쓴 ‘The world after Coronavirus’ 라는 글을 소개한 영상을 보고 인터넷에서 찾아 원문을 읽어 보았다. 내용이 긴 데다 영어로 적혀 있어서 한 번에 읽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가 쓴 글은 아주 흥미로웠고 앞으로 우리 삶에 다가 올 변화에 대한 우려가 느껴지는 깊은 글이었다. 시간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찾아 읽어보시길 권한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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