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서양화가 장소영 작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서양화가 장소영 작가

‘열정페이’의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번씩은 사건사고가 터져 뉴스에 나온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결국 정부가 나서서 대학생 현장실습과 같은 정형화된 실습의 경우 최저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산학협력활동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현장실습에 참가한 학생 중 5만8105명(37.9%)이 무급으로 일했으며, 2만5531명(16.7%)은 30만원 미만의 실습지원비를 받았다고 한다. 

‘열정페이’라는 단어는 언뜻 보기엔 청년들이 열정을 갖고 일하는 것처럼 멋있어 보이지만 실상 그 속은 처참하다.
 
우리나라 대표 서비스 산업 중 하나인 뷰티(헤어, 메이크업, 피부, 네일아티)산업의 경우 ‘열정페이’라는 것이 암암리에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동법 사각지대이다. 

특히 뷰티관련 대학교에서는 현장실습이라는 이유로, 마지막 학기는 학교가 아닌 교수들의 뷰티샵등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샵에 가서 일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왜 울며 겨자 먹기로 ‘열정페이’를 받아들이는 것일까.

취업난에 극심화 된 요즘, 취업을 하려면 ‘교수의 추천서 1장’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추천서를 써주지는 않는다. 원칙대로라면 성적이 가장 뛰어나고 실력이 좋은 학생에게 추천서를 써주는 게 맞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대학 졸업 후 혹시 취업을 못 하면 어쩌나’ ‘교수님에게 미운털이 박히면 어쩌나’라는 걱정 때문에, 교수들의 열정페이 제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연예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청담 지역 대부분의 기업형 미용실의 경우, 헤어나 메이크업 스텝들이 받는 월급은 처참하다. 최저임금으로만 책정된 적은 월급에서, 교육비 명목으로 매달 30-50만원씩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근무조건에서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 샵에서 일하고 싶으면, 이곳 선생님들에게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라고 샵대표들은 말한다.

가슴 아픈 현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뷰티 산업의 특성상, 각종 대회나 세미나등의 행사가 자주 열린다. 행사준비를 위해 행사장에 투입되는 스태프 대부분은 대학생들이다. ‘OO대회 스태프 참여’라는 이력서 한 줄을 채워 넣기 위해 청년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나와 노동을 하면서 ‘열정페이’를 견뎌 낸다.

뷰티계의 선두를 달렸던 K뷰티.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오스트레일리아의 A뷰티나 중국의 C뷰티가 떠오르면서 한국의 K뷰티는 전 세계적으로 주춤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주춤하는 K뷰티를 활성화 시키려면 보다 나은 근무환경을 위한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K뷰티를 이끌어갈 청년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을 마련해서, 보다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뷰티 관련 대학교와 아카데미등의 교육기관들은 취업률 높이기에만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열정페이’같은 열악한 노동 여건이 하루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청년들이 느끼는 ‘열정페이’에 대한 불만을 해소해야만 K뷰티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으며 더 나은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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