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신차 발표회 후일담

성상영 기자.
성상영 기자.

라이센스뉴스 = 성상영 기자 |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 맨손으로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나선 스물네 살 청년이 있었다. 미군 트럭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떼어내고 드럼통을 두들겨 펴 껍데기를 씌운 ‘하동환 뻐스(버스)’가 탄생했다. 고(故) 하동환 회장이 보여준 열정은 쌍용자동차라는 이름으로 남았다.

훈훈한 추억은 그저 작은 불씨로만 남아 꺼져가는 듯했다.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는 이름으로 희망을 안긴 ‘코란도’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대 개막을 알린 ‘무쏘’의 명성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빛이 바래 갔다. 온갖 풍파를 맞으며 쌍용차는 가쁜 숨을 몰아쉬기 바빴다.

정처없이 주인이 여럿 바뀌는 동안에도 쌍용차는 이따금씩 ‘히트작’을 내놓는 저력을 보여줬다. 소형 SUV 열풍을 일으킨 ‘티볼리’가 그랬고 영원한 한국인의 픽업 ‘렉스턴 스포츠’가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쌍용차는 침체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신차 가뭄의 종지부를 찍은 ‘토레스’를 지난 5일 만났을 때 ‘정말로 사력을 다해 만들었다’ 싶었다. 외관과 실내, 심지어 가격표에서조차 회생 의지가 엿보였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이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고 최종 인수예정자인 KG그룹에서도 곽재선 회장이 직접 무대에 올랐다.

차량 개발을 주도한 각 부서장들도 기자들과 대면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들은 개발자 간담회에서 그간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하고 가격 책정이나 성능에 대한 여러 질문에 침착하게 답했다. 실제로 타 본 토레스는 잘 팔릴 만한 어느 지점을 잘 잡아냈다는 인상을 줬다.

여전히 갈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이지만 토레스로 보여준 쌍용차의 초심은 소비자들을 움직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3만 대를 넘긴 사전계약 성적표가 이를 증명한다.

쌍용차는 르네상스를 이끈 코란도와 무쏘에서 부활의 열쇠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내년에는 토레스 전기차 모델이 나오고 2024년에는 코란도가 ‘KR-10’이라는 프로젝트로 돌아온다. 견실한 투자자만 찾는다면 살아날 수 있다는 결기가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SUV 명가’ 쌍용차의 부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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