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가자격시험 부정행위, 처벌 수위 강화하자
[기자수첩] 국가자격시험 부정행위, 처벌 수위 강화하자
  • 정수현 기자
  • 승인 2018.11.26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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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응시제한 등 형사고발 조취 도입 시급
예방도 중요, ‘심각한 범죄’란 경각심 교육 도입 필요
산업인력공단 탁상곤론 보다 ‘대책’ 강구에 집중해야

100세 시대의 도래로 안정적이고 인기 많은 직업을 갖기 위해 우리는 스펙 쌓기에 열중한다. 그 단계 중 하나가 자격증 취득이다. 특히 국가자격증의 힘은 크다. 국가자격증은 소위 ‘무용지물’ 이라는 민간자격증과 비교되기도 한다. 취득도 어렵고 경쟁률도 높기 때문이다.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도 원하는 직업을 갖기도 어려운 판국이다.

지난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창현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이동만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게 지난 5년간 3배 급증, 1년 사이에는 2배까지 늘어난 국가자격시험 부정행위에 대해 질타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본다. 국감에서 신 의원은 ‘나쁜 수준’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해마다 각양각색의 부정행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다. 손바닥에 답을 적어두는 고전적 수법부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이용한 최첨단 수법까지 등장했다는 것이다.

경악할 수준의 불법도 있었다.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이 자기가 출제한 문제를 갖고 학원에서 특강까지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내가 어느 시험장 담당이니 나한테 접수해라’, ‘점수 책정을 잘 해주겠다’는 식으로 홍보해 결국은 수험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국감 자리에 있던 김학용 환노위 위원장도 “부정행위로 들어오는 것은 매관매직과 유사한 형태”라고 꼬집은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출처 신창현 의원 블로그
출처 신창현 의원 블로그

지난 7월, 21여억원에 이르는 연구용역비를 유용하는 등의 혐의로 대학산학협력단 연구소 본부장 김모씨(52)를 구속할 당시 드러난 범행도 이와 유사하다. 김씨는 2014년 6월 치러진 제1회 국가공인 원가분석사 자격시험의 채점위원으로 위촉됐을 당시, 시험이 끝나고 제출된 답안지를 직접 수정해 채점하는 방법으로 친동생을 합격시킨 혐의도 받았다.

지적은 이어졌다. 작년 시행한 전기기능장 시험에서는 시험장 관리위원이 시험지를 팩스로 보내 무려 77명의 부정행위가 적발된 조직적 부정행위가 적발된바 있다. 지난 6월 울산지방법원에서는 주범 3명에게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국가자격증 부정행위에 대한 최초의 실형이었다. 하지만 산업인력공단 업무보고에는 관련 보고가 한 건도 없었다.

이러한 질책에 대해 신 의원이 묻자 이 이사장은 “내부에서 부정행위 대책을 논의했다”고 답했다. ‘논의’는 어디까지나 ‘논의’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탁상공론만 펼쳤다는 말이다. 이쯤되면 문제를 풀어갈 의지가 약하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질타를 통해 내년까지 40건 수준으로 부정행위 건수를 줄이고 위법행위 검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얻어 내긴 했다.

국가자격증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 당연히 손봐야 한다. 현행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르면 부정행위자는 3년간 응시 자격의 제한을 받을 뿐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 적발되면 기다렸다 다시 응시하면 된다는 식이다. 응시자들에게 부정행위는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도 심어줘야 한다. 따라서 신 의원이 주장한 ‘처벌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부정행위를 하면 자격정지 무효, 응시제한 등 제재가 있음에도 이것 갖고는 미흡하다”며 “처벌은 결국 사후약방이다. 수험생들이 경각심과 죄의식을 갖고 무거운 처벌을 받는 범죄란 인식이 있어야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 말이다.

신 의원의 처벌 대안은 이렇다. “부정행위는 국가자격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치는 중대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며“부정행위 요인이 사전에 차단될 수 있도록 고의적․의도적 부정행위자는 영구적인 응시자격 제한은 물론, 형사 고발조치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 부정행위를 완벽히 없애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내년에 40건으로 줄일수 있냐는 말도 신 의원이 먼저 제시한 건수다. 단 한건도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는 없는 현실 때문이다.

수험생들이 어떠한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지도 알았고 ‘처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도 알게 됐다. 부정행위 건수를 줄이고 위법행위 검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받아냈다. 산업인력공단은 이번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각계각층의 전문가 및 관련 유관 기관, 시험을 본 수험생, 예비 수험생 등에게서 조사 및 조언을 통해 현명한 해결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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