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11개 은행서 가입 신청
‘연 10%대 금리’ 소식에 접속 폭주
“1시간 기다려 오류” 청년들 ‘분통’
정부 지원 예산은 고작 38만 명분
“희망고문만…” 가입 포기 이어져

한 시중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청년희망적금 가입을 신청하기 위해 접속한 화면. [사진=성상영 기자]
한 시중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청년희망적금 가입을 신청하기 위해 접속한 화면. [사진=성상영 기자]

라이센스뉴스 = 성상영 기자 | 최고 연 10.6% 금리. 출시 전부터 청년들을 떠들썩하게 만든 청년희망적금이 순식간에 ‘청년절망적금’이 될 처지에 놓였다. 판매 첫날인 21일 가입 희망자가 몰리면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이 줄줄이 먹통이 되면서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1991년생, 1996년생, 2001년 생을 대상으로 청년희망적금 가입이 시작됐다. 가입 가능한 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11개 은행이다.

가입 신청 시작과 동시에 은행 앱 접속자가 폭주하며 대기자가 수만 명에 이르렀다. 오후 12시 현재 주요 은행 앱에 접속하면 짧게는 3~5분에서 길게는 2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접속에 성공해도 가입 성공 확률은 극히 낮다. 화면 자체가 넘어가지 않는 데다 자동이체 희망 날짜와 납입 금액 등 정보를 입력하더라도 다음 단계로 진행이 되질 않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만 바라보며 수십 분을 기다린 가입 신청자들 눈 앞엔 ‘오류가 발생했다’라는 메시지만 떴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2021년 연간 총급여가 3600만 원 이하인 청년이 매월 일정 금액을 최장 2년 동안 부으면 은행 이자에 더해 정부가 저축장려금을 얹어주는 상품이다. 매월 50만 원을 2년간 넣으면 원금 1200만 원에 이자·장려금 108만 원을 더한 1308만 원을 받는다.

실질 금리 효과가 연 10%를 넘기면서 목돈 마련을 원하는 청년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가입 자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앞서 진행한 ‘미리보기’ 서비스에는 신청자가 200만 명이나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은 ‘미리보기 결과 발송이 지연되고 있다’라며 안내하기도 했다.

문제는 정부가 수요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을 배정한 점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청년희망적금에 배정한 예산은 456억 원이다. 가입자가 월 납입 한도인 50만 원을 붓는다고 가정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청년은 고작 38만 명뿐이다.

은행 앱 접속 장애가 몇 시간째 이어지면서 아예 가입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접속 폭주에 대비해 출생년도에 따른 5부제를 적용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청년희망적금 가입을 시도한 A씨(1991년생)는 “9시 반이 되자마자 은행 앱을 켰는데 2시간 넘게 오류 메시지만 무한 반복하고 있다”라며 “신청서만 열댓 번은 쓴 것 같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목돈을 마련할 기회라고 생각해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았는데 희망고문만 당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상품 가입을 포기한 또 다른 청년 B씨(1996년생)는 “누구는 부동산으로 몇 억 벌고 또 누구는 주식, 코인으로 몇 억 벌었다는데 착실하게 적금 부어서 돈 천만 원 만들어 보겠다는 희망마저 꺾였다”라며 “이런 식으로 희망고문(거짓된 희망으로 괴로움만 주는 행위)만 할 거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라고 일침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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