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윤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회장. (사진=라이센스뉴스)
정갑윤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회장. (사진=라이센스뉴스)

라이센스뉴스 = 정재혁 기자 | 요즘 ‘부캐’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본래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인 ‘부캐’는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여서 부르는 말인데, 이후 일상생활에선 ‘평소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행동할 때’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정갑윤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이하 지총) 회장은 사실 정치인이 ‘주캐’인 인물이다. 5선 국회의원 출신에 지난 19대 국회에선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했을 정도로 거물 정치인이다.

이러한 정 회장이 지난해부터 지총 회장직을 맡아 주캐 못지않은 부캐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 지식재산 집약산업 종사자가 약 607만명, GDP의 37.2%가 이러한 지식재산 집약산업에 나온다”며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생각한다면 지총을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가 적극 지원해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총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 지식재산 관련 관계자 회원이 500만~600만명, 업권 보호를 위한 조직인 200여개 정도 있다. 이 중 왕성하게 활동하는 45개 협회가 힘을 합쳐 출범한 것이 바로 지총이다.

앞으로 우리 지식재산의 가치를 증대하고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각자 가지고 있는 것만으론 장래성이 없다. 과학, 문화, 예술 등 각 분야가 서로 융복합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이러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지총이 출범하게 된 것이다.

▲ 원혜영 전 의원과 지총 회장직을 공동으로 맡고 계신다. 언제부터 지식재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셨는지, 혹은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2014년부터 지식재산 관련 활동을 해왔다. 지식재산 기본법 개정으로 지식재산의 날을 제정한다거나, 특허소송 관할집중,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 다양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특히, ‘국회 세계특허(IP) 허브 국가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지식재산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노력했다.

원혜영 전 의원(공동회장)과는 의원 당시부터 지식재산 분야에서 협력했다.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경제발전과 일자리를 위해 지식재산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 내내 강조해왔기에, 특히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함께 지식재산을 위해 힘을 모아왔던 원혜영 전 의원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 지식재산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2018년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우리나라 지식재산 집약산업 종사자 수를 약 607만 명으로 추산했다. 우리나라 GDP의 37.2%는 지식재산 집약산업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607만명의 지식재산인이 국부의 상당 부분을 창출하는 셈이다. 특허 등 산업재산권 외에도 저작권 역시 경제적으로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 무역 수출은 지난해 2조 1800억의 흑자를 냈고, 한류의 생산유발효과는 17조 8000억에 달한다. 사물인터넷(IOT)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 특히 청년들에게 적합한 일자리 67만개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인공지능, IOT, 드론 등의 미래산업에서 창출될 경제적 파급효과를 생각한다면 지총을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야 할 것이다.

정갑윤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회장. (사진=라이센스뉴스)
정갑윤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회장. (사진=라이센스뉴스)

▲ K-지식재산의 현실과 향후 발전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 지총이 K-지식재산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요?

K-지식재산의 가치는 사실 무한대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지총 활동의 경우 우선 민간 전문가, 산업계, 정부·공공부문 및 국회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K-지식재산 전략 수립을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확산하고, 보다 많은 지성을 하나로 묶기 위해 지난 9월 29일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지총 구성원은 물론 민간 전문가, 학계 인사, 관련 협력단체가 대거 참석했다. 대한민국 지식재산 미래 전략을 논하는 장을 개설한 것 같아 마음이 기쁘고, 앞으로도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식재산 정책 싱크탱크를 가동할 예정이다.

▲ 최근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K-웹툰, BTS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총 회장으로서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대한민국의 문화콘텐츠가 전 세계인들에게 호평을 받는 시대가 열려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다만 현행법은 영상저작물에 대해서 그 권리를 제작자나 투자자가 행사하도록 하고 있어 안타깝다.

영상저작물의 저작자라고 해도 일회성의 급부만 받고 저작권에서는 배제되는 경우가 존재하고, 오징어게임과 같이 저작권이 통째로 넘어가는 경우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영상 저작물 저작자에 대한 일신전속적 권리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프랑스가 이러한 법을 가지고 있는데, 영상저작물의 저작자에게 포기 또는 양도가 불가능한 권리를 부여하고 향후 수익을 저작권료로 배분하고 있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추가보상청구권을 들 수 있다. 계약 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수준의 수익이 발생해서 결과적으로 대가와 수익 간 현저한 불균형이 발생했을 때, 계약으로 정하지 않았더라도 추가적으로 보상하게 하는 방안이다. 이는 이번 저작권법 전부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아쉬운 점은 영상저작물에 대해서는 이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문제되는 영상저작물의 경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따라서 프랑스와 같은 이러한 입법례를 검토하고 연구해 공정한 저작권 산업 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지식재산 관련 단체들 및 지식재산인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우리 산업환경과 제도적 환경에 맞는 입법이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많은 정책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선행 과제를 꼽으라고 하면 지식재산 거버넌스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지식재산 거버넌스는 분산돼 있다. 국가지식재산 기본정책을 조율하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비롯해 주무부처인 특허청과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이고, 지리적 표시와 식물 신품종 분야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전통지식 및 유전자원은 환경부가 각각 소관하고 있다.

부처별로 분산된 현행 지식재산 거버넌스는 각 분야의 전문성 제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통합적인 정책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 지총 회장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우선적으로 지식재산 관련 협회와 단체, 기업을 지원하고 협회와 단체의 재능기부도 활성화 할 것이다. 아울러 지식재산 정책연구소를 운영해 문화예술과 과학기술뿐 아니라 제도와 정책을 아우르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울산을 지식재산단체총연합회 차원의 지역거점으로 마련하는 구상을 추진 중인데, 영남에서 울산이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작년도 국가 지식재산 추진 실적 평가에서 전국 광역지자체 중 1위를 달성했고, 벤처기업 연구개발(R&D) 맞춤형 기술정보 제공, 울산 기업자율형 창업프로그램, 조선해양기자재 국제공인성적서(KOLAS) 인증지원, 공무원 연구모임 운영 및 지원 등을 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기반에 터를 잡아 정책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울산이 지식재산 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3대 주력산업의 경우 ‘울산을 거치지 않으면 관련 지식재산은 없다’는 수준으로 지식재산 도시의 면모를 강화한다면, 울산 지역 경제 도약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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