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서양화가 장소영 작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서양화가 장소영 작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국립미술관(Rijksmuseum) 입구에는 한 노인이 젊은 여자의 젖가슴을 물고 있는 그림이 걸려 있다. 박물관에 들어가 이 그림을 처음 본 사람들은 대개 당황스러워 하거나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다.

민망해 보이는 이 그림은 ‘바로크의 피카소’라 불리우는 루벤스의 작품으로 이 노인과 여인의 그림은 부녀간의 헌신과 딸의 효심 그리고 애국심이 가득 담긴 매우 숭고한 작품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노인과 여인은 부녀지간이다. 노인 키몬은 국왕의 노여움을 사 감옥에 갇힌 채 사형날짜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사형수에게 음식을 금지한 국왕의 명령 때문에 키몬은 죽을 날짜만 기다리며 굶어 죽어가고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아버지를 걱정한 딸 페로는 아버지를 찾아갔다.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는 뼈가 앙상한 아버지를 보자 딸 페로는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위해 가슴을 풀고 자신의 젖을 물려 아버지 키몬을 살려낸다. 죽음의 문턱에서 헐떡이는 아버지 앞에서 무엇이 부끄러웠겠는가.

하지만 여러 날이 지나도 멀쩡히 살아있는 키몬을 재판부는 의심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키몬의 딸 페로가 젖을 물려 아버지를 살려냈다는 이야기가 국왕에게 전해졌다. 딸 페로의 효심에 감동한 국왕은 키몬을 사면 시켜준다.

아버지를 살려내기 위해 부끄러움과 비난을 무릎 쓴 효녀 페로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감동했고 많은 화가들은 작품을 통해 페로의 효심을 기렸다. 이와 같은 작품의 배경을 안 사람들은 작품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숙연해진다.

사진설명=루벤스 키몬과 페로
사진설명=루벤스 키몬과 페로

겨우 그림 한 점 조차도 진실을 알게 된 후엔 이처럼 시각이 180도로 바뀌는데 무수히 많은 사연들로 이뤄진 우리의 인생은 어떻겠는가.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은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치든 우정이든 사랑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진실을 알게 되면 시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염두 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남을 비난하지 않는 2020년 새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다 아름다운 삶을 위해 보다 따뜻한 삶을 위해.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진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본 기사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볼 수 있습니다.
번역을 원한다면 해당 국가 국기 이모티콘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This news is available in English, Japanese, Chinese and Korean.
For translation please click on the national flag emoticon.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라이센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