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문성현)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권인숙)은 12월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디지털 플랫폼 노동의 새로운 도전과 과제: 웹 기반 플랫폼과 여성 플랫폼 노동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그간 ‘디지털 플랫폼’ 기반 중에서도 배달 등 오프라인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으나 이번 토론회는 웹(Web)기반과 여성 플랫폼 종사자의 실태와 보호방안에 관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장은 발제에서 온라인 기반 플랫폼과 여성 플랫폼 노동의 현실을 진단했다.

오 연구원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서비스를 현재 제공하거나 또는 과거 제공했던 공급자 여성 200명을 조사 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51.6%는 고용계약 없이 자유롭게 일하고 35.5%는 고용계약 없었으나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일하고 12.9%는 고용계약을 맺고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플랫폼 노동자 중 월 단위로 정해진 보수를 받는 비율은 12%, 일급·일당·시급 형태는 24.3%, 건당 수수료 등 성공보수 개념은 47%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플랫폼 종사자 중 26.5%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고 세부 유형으로는 11.6%가 임금체불·미지급, 18.4%가 일 요구 불명확, 11.6%가 연령 및 성차별 대우, 12.2%가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 연구원은 “디지털 플랫폼에 몰린 여성들은 일하는 환경은 자유로워도 오프라인 일자리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 있고 단순반복적 일을 수행하므로 숙련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할 가능성 높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경험상 웹기반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은 취약계층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들이 일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협상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사, 돌봄, 간병, 식당, 건설 업종에서 유료직업소개기관이 행하는 기능이 단순 정보제공을 넘어 구인·구직자의 자율적이고 용이한 매칭이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조사했다.

길 연구위원은 유료직업소개기관의 매칭 플랫폼화 가능성은 영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가사, 돌봄, 음식점 분야의 경우 구 인·구직 매칭에 있어 플랫폼이 중요한 행위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반면 간병 분야는 매칭 플랫폼화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하고 건설 분야에서는 인력을 중개하는 기관이 인건비를 선지급하는 ‘대불 제도’의 존재로 인해 매칭 플랫폼화에 있어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봤다.

한편 국내 유료직업 소개기관의 근본적인 문제인 영세성과 서비스 제공과정에서의 불법·탈법성을 극복하고 공개적·개방적·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플랫폼화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또한 “직업안정법에 따르면 국내 유료직업소개사업과 직업 정보제공사업의 영역을 구분하는 핵심 기준은 알선과 정보제 공이라는 것인데, 매칭 플랫폼이 등장함으로 인해 이러한 구 분이 흐려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은 “디지털 플랫폼 노동은 여 성에게 경력단절의 대안적 일자리로 여겨질 수 있으나 남녀 직 종 분리로 인해 소득격차는 커지고 단순 반복적 업무특성상 저 숙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디지털 플랫폼 종 사자의 근로조건 개선 및 성별격차 완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규범 을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디지털 플랫폼 노동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높지만 공식 통계 등 기초 연구가 미미한 상황으로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플 랫폼 노동이 좋은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노사정과 전문가들 의 지혜가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