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옥 칼럼니스트
김경옥 칼럼니스트

라이센스뉴스 = 김경옥 칼럼니스트 | 이직을 생각하는 직장인의 희망과 채용을 원하는 기업의 필요가 서로 합치하는 지점에서 이직 성공이라는 결과가 만들어 진다.

그런데 이 양 당사자 니즈가 동일해 지는 지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이직이 어렵다.

한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다음 직장에 바로 취업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 부당하게 퇴사를 권유 받을 때 온갖 수모에도 버티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직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직을 원하는 지원자가 희망하는 것은 각각의 사정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나 가장 근본적인 것은 어찌되었던 변화하고자 하는 욕구일 것이다. 무엇을 변화시키고 싶을까? 직장인들이 이직하고 싶어 하는 이유에는 앞으로 성장의 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곳에 계속 있다가는 내가 정체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조금 더 지나면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들이 직장인들로 하여금 이직을 고려하게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이직을 생각하면서 그 동안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해오면서 느껴왔던 매너리즘에서 탈피해서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할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고, 뭐든 해왔던 사람이 잘하는 법이고, 결국은 다들 그 밥에 그 나물로 과거에 했던 일을 그대로 해 가면서 그저 조금의 변화에 만족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겠지만, 또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직을 통해 그보다는 더 큰 새로움을 얻고자 하고,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하기도 한다. 

이제껏 해왔던 일 보다는 더 상급의 일을 하고 싶고, 지금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여겨지는 이 직종, 업종으로부터 벗어나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다른 업종으로 옮겨 타고 싶기도 한다. 

그런데 기업은 어떨까?

경력직을 원하는 기업의 속내는 신입을 채용해서 가르쳐서 일을 하나하나 해 나가게 하는 것보다는, 우리 회사에 입사해서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서 경력직을 찾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내가 올해 9월에 출간한 <커리어독립플랜>을 통해 경력직 이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전문성’ 이라고 그렇게 강조했던 것이다. 기업에서 경력직 채용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이 전문성 이기 때문이다.

이 전문성 이라는 것은 직종 전문성 이기도 하려니와 업종 전문성 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를 같이 요구하는 포지션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직장인은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할 때 전문성 이라는 키워드를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한다고 이야기 한 것이다.  

그런데 기업에서 원하는 이러한 업종, 직종 전문성은, 앞서 얘기한 이직을 원하는 직장인이 대체로 희망하는 것들과는 상반되는 위치에 존재하게 된다.

만약 직장인이 자신의 일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고 다른 업종, 다른 직종에서 커리어를 개발해 가고 싶어 하는 마음에 이직을 희망하는 것이라면, 이때 기업에서는 다른 업종, 다른 직종에서 근무한 사람보다는 같은 업종, 같은 직종에서 근무했던 사람을 채용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직을 원하는 지원자가 희망하는 것과 채용을 원하는 기업이 희망하는 것은 이렇게 미스매치 된다. 그래서 이직이 힘들다. 

그런데 간혹은 기업에서 여러 이유에 의해 다른 직종 또는 다른 업종에서 근무한 사람을 채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사실 완전히 대치되는 이종 업종이나 직종에서 채용을 하는 일은 사실 거의 없다. 다만 완전히 같은 업무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업무를 희망하고, 비슷한 직종을 희망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업도 경력직을 채용하며 무언가 새로운 피를 수혈하여 새로운 생명을 사는 것처럼 조직 내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만약 기업에서 이런 상황이라면, 이때 바로 새로움을 원하는 지원자가 자신의 희망에 맞추어 이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변화와 발전을 꿈꾸는 직장인이라면 미리미리 자신이 희망하는 커리어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움직임을 가져야 한다.

그러는 과정 중에 최종적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목표에 다다르게 된다. 한번의 변화에 모든 것을 자신이 희망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조금씩 커리어를 이동해 가는 동안, 처음에 시작했던 길이 이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생성해 낼 수 있다. 

금융 경험이 없던 그는 어떻게 금융업계의 임원이 되었을까?

실제로 채용, 이직 시장에서 동종업계도 아닌 데 이직하는 경우, 같은 직무도 아닌데 이직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현재 국내 4대 시중 은행, 금융그룹에서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A는 사실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 금융업 경험이 일천했다.

A는 국내 대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했고, 외국계 기업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일을 했지만 이후 개인 사업을 시작하기도 해서 큰 소득 없이 접기도 했다. 그렇게 다시 중소기업에서 일을 시작했고, 맡았던 프로젝트를 잘 해낸 순간 협력사였던 외국계 컨설팅사로부터 입사제의가 왔다.

A가 외국계 컨설팅사에서 PM으로 일하던 때, 그는 헤드헌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저는 금융권 경험이 없어요. 안될 거에요.” 헤드헌터는 해 보자고 했다. 그는 이력서를 보냈고, 보기 좋게 서류에서 탈락했다. “그럴 줄 알았지”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른 후 그는 다시 헤드헌터로부터 “사측에서 면접을 보자고 한다.” 라는 연락을 받았고 몇 번의 면접을 거쳐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높은 연봉과 더불어 개인 사무실, 개인 비서, 개인 차량과 개인 기사. 그는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부장들을 대하는 법도 익히는 중이다. 

사실 이런 경우 면접 때 동종업계 경험이 없는 사실에 대한 질문을 당연히 많이 받게 된다. 1차, 2차를 비롯한 모든 면접에서 그때 그때 마다 받는다.

“금융 경험이 없는데?” 그래서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학습 능력이 있다. 그게 컨설턴트의 능력이다.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맡았던 프로젝트마다 해당 업종에 대하여 준 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나는 국세청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었고, 이는 내가 이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 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A는 늘 책을 읽는다. 그의 사무실에는 요즘도 책이 탑처럼 쌓여있고, 한 달에 책값으로 수십만원을 지불한다. 이것이 그로 하여금 비록 이종의 업종이지만 도전을 가능하게 했고, 변화를 희망하게 했으며,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이유이지 않을까? 

헤드헌터로 일을 하다 보면 너무 동종업계라서 꺼리는 분들도 만나게 되고, 해당 업종 경험이 없어서 지원이 힘들겠다는 분도 만난다. 나는 그 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여하튼 본인에게 온 기회는 놓치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 전화를 그냥 끊는 순간 당신에게 주어질 수도 있었던 큰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어요.”


김경옥 칼럼니스트

現 커리어앤스카우트 헤드헌터·커리어코치
前 서울 주요 대학 경제학·무역학·경영학 강의
삼성SDS 재무경영팀 근무 (삼성그룹 대졸 공채 47기)
성균관대 공학사·경영학석사·무역학박사 수료
저서: 커리어독립플랜 (2020.09.10, No.1 헤드헌터의 커리어로드맵, 취업, 이직, 독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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