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현장실습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라이센스뉴스는 직업계고 및 학생 일자리와 관련해 실제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진로와 취업교육 현황을 공유하는 계기를 만들어 학생에게는 다양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교사 및 기업에게는 진로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함으로서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 발판을 마련하고자 본 섹션을 운영합니다.-편집자 주

 

이다슬 칼럼니스트
이다슬 칼럼니스트

특성화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으로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일을 하다 보면 문득 지금 내가 하는 것이 누구를 위해서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특히 현장실습 중 실습이 힘들다는 연락을 받고 학생을 만나러 갈 때는 마음이 더욱 혼란하다.

3학년 담임 1, 2년 차일 때에는 그저 학생을 말리기에 바빴다. 당장 내일 학교로 돌아온다는 학생에게 학교의 입장,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고 짧은 기간의 경험으로 포기하고 돌아오려고 하는 학생들을 나무랐다.

그러나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전화하는 학생들은 내가 어떤 말을 하든지 대부분이 실습을 중단하고 복교했다. 그때마다 현장실습을 보내기 위해 몇 번이나 회사를 찾아가 근무 환경을 살피고, 회사 관계자와 면담하던 나의 노력이 한순간의 헛짓으로 끝나는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실습이 힘들다던 학생과 통화를 나누 던 중, 선생님은 누구 편이냐고 묻는 학생의 한 마디가 가슴에 박혔다. 학생에게 학교는 취업만 시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선생님은 자신을 관두지 못하게 하려고만 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하였다.

나는 왜 이 학생을 그렇게나 취업시키려고 했던 것일까? 정말 학생을 위하는 마음에서였을까? 학생을 취업시켜서 인정받는 교사로 보이고 싶었던 걸까?

학생의 생활 모습이 다소 부족하여 진학보다 취업이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되어 현장실습을 보냈다 할지라도 그것이 학생이 바라는 진로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만이 학생을 위한 바른 진로라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취업도 시키지 못한 능력한 교사로 평가받는 것을 바라지 않았던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던 것 같다.

이때서야 학교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특성화고등학교 현장실습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급여는 최소 최저임금을 지킬 것, 근로시간을 지킬 것, 중소기업에서 실습하는 학생들에게 별도의 임금을 지원하는 것, 일부 사업을 통해 취업한 학생들은 병역 특례를 주는 것. 그러나 이것이 과연 학생을 위한 것일까?

이것은 학생에서 근로자로 한순간에 역할이 바뀐 학생들의 이탈이 늘어나고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조차 지키지 않는 일부 악덕 업체를 막기 위한 수단이지 근로환경에서 학생들을 학생의 입장으로 바라보고 지켜주는 수단은 되지 못한다. 교사로서 현장실습 중의 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전화 상담이나 업체 방문으로 학생을 응원하거나, 근로 상황이 나쁠 때에는 현장실습을 중단하는 것뿐이다.

현장실습은 말 그대로 실습이다. 실습을 통하여 산업 현장을 미리 경험하여 보는 것일 뿐이다. 실습의 만족도가 높은 학생은 채용으로 연계되어 졸업 후에 정식으로 일을 하게 될 것이고, 만족도가 낮은 학생은 새로운 실습을 하거나 진학으로 진로를 바꿀 수도 있다. 그리고 진학이나 취업 모두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교육계와 산업계는 이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현장실습이라는 교과목을 잘 가르칠 수 있는 방법과 학생을 위한 근로교육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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