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지 소리박스와 권오설 대표 (사진제공=넥스트지)
넥스트지 소리박스와 권오설 대표 (사진제공=넥스트지)

라이센스뉴스 = 최기창 기자 | 보건복지형 예비사회적기업 넥스트지가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한 시각장애인 전용 콘텐츠플레이어 ‘소리박스’를 개발하고 본격적인 보급에 나섰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리모컨으로 작동해 모든 시각장애인이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청각장애인은 자막이 있는 영화나 TV드라마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시각장애인은 소리에 의존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 된다. 대사를 듣는 것은 가능하지만 결국 인물이나 배경, 상황 설명 등 전체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화면해설방송이나 영화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이들이 제공되더라도 자연스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시각장애인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려면 성우가 더빙한 테이프를 복지관에서 빌려와 듣는 방식이었다. 이후에는 CD를 빌려와서 들었다. 차츰 ARS로 듣기, 다시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듣기 등의 방식으로 발전했다.

요즘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듣는 것이 유행이다. 그러나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사용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리박스’를 개발한 넥스트지 권오설 대표는 “최근에 음성도서, 화면해설 영화, 음성잡지 등의 콘텐츠를 시각장애인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솔루션인 ‘소리박스’를 개발했으며 기획개발자 5명 중 2명이 시각장애인이라 누구보다 시각장애인의 불편함과 필요사항을 잘 반영했다”고 말했다.

소리박스는 음성안내 프로그램을 탑재한 셋톱박스와 이를 조정하는 리모컨으로 구성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보다 쉽고 익숙한 리모컨 하나로 셋톱박스만 조작하면 원하는 온라인 도서 콘텐츠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누구나 한두 시간 정도면 금방 숙달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최대한 고려해서 개발했다.

익숙한 리모컨의 방향키를 누르면 음성으로 항목을 하나하나 안내하고 실행을 누르면 그 해당 메뉴가 실행된다. 리모컨 단축키 기능도 그대로 적용했다. 일시정지, 재생, 속도조절, 앞 뒤 구간이동, 책갈피 기능 등을 포함해서 분류별 도서검색까지 리모컨 버튼으로 약속된 단축키를 누르면 여러 단계의 기능 작동을 한 번에 손쉽게 할 수 있게 된다.

권 대표는 “시각장애인들은 TV 리모컨을 늘 사용하기 때문에 단축키 사용에 능하다”며 “ARS(자동응답시스템) 전화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축키도 활용해 편의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넥스트지는 지난 12월 초순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을 위한 소리박스 상품개발을 완료하고 총 300대를 납품했다. 이 소리박스 개발 및 보급 사업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을 실행할 재원이 부족한 비영리단체를 지원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2016년부터 사랑의열매와 삼성전자가 함께하는 ‘나눔과꿈’ 공모사업에 선정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2020년 사회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보유한 비영리단체 40곳에 100억 원을 지원했다.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의 ‘정보 소외 계층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리박스 개발·보급’이 이중의 하나로 선정됐고 넥스트지를 통해 개발사업수행을 완료했다.

권 대표는 “소리박스의 성공적인 개발, 납품을 통해 대표적인 정보통신약자인 시각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 및 사용성 향상에 일조하게 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 향후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소리박스 사업의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 및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의 이번 보급은 일종의 시범서비스인 만큼 시각장애인 사용자분들의 사용경험 및 내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기술과 기능에 대한 보완, 개선해 나가면서 보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리박스는 ‘스크린리더’(음성안내프로그램)라는 중요한 기술이 필요하다. 스크린리더란 디지털기기의 화면을 읽어주고 이 시스템을 제어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컴퓨터에서 흔히 사용하는 ‘센스리더’, 아이폰의 애플사의 ‘보이스오버’ 구글사의 ‘톡백’ 등이 대표적이다.

넥스트지는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매우 드물게 자체적으로 스크린리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짧은 기간 내에 성공적인 소리박스 개발이 가능한 이유였다. 넥스트지의 이러한 원천기술은 소리박스뿐 아니라 태블릿PC, 키오스크, 월패드 등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일반 디지털 정보통신기기에도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과 고령층을 위한 전용기기를 별도로 일일이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자체 스크린리더를 개발한 김정 넥스트지 전무는 “소리박스의 솔루션을 케이블TV, 인터넷TV에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소리박스 서비스를 위해 이미 각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IPTV, 케이블TV 등의 셋톱박스를 활용한다면 별도의 하드웨어 비용 없이도 서비스의 활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료방송사업자들과 정부 당국의 관심과 지원만 있다면 큰 비용 없이 시각장애인 IPTV 및 케이블 TV 접근성 및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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