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샘칼럼] 누가 그래요? 학교 교육만이 교육이라고?
[강샘칼럼] 누가 그래요? 학교 교육만이 교육이라고?
  • 강샘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2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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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배우고 베풀며 산 윤창길씨의 삶
수리된 휠체어를 보고 만족해 하는 윤창길씨
수리된 휠체어를 보고 만족해 하는 윤창길씨

“초등학교만 나왔습니다 배운 것이 없습니다.”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으며 윤창길씨가 말했다. 그 말은 반은 맞지만 반은 절대적으로 틀린 말이다. 초등학교만 졸업했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배운 것이 없다는 말은 절대적으로 틀린 말이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의 과정을 공부하는 것만이 제대로 배운 것이라는 강력한 통념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의 인식은 학교 밖을 교육은 교육이 아닌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거기서 오는 폐단과 불합리는 이 짧은 칼럼 하나를 통해서 설명 한다는 것은 무리다. 그것들을 설명하는 대신 윤창길씨의 삶을 통해서 배우지 못했다는 그의 말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반박해 보려고 한다.

그는 자동차 수리의 거성이다. 그의 손에 닿으면 죽은 자동차도 살아난다. 내가 증인이다. 나는 휠체어를 사용한다. 독자들은 거대한 자동차 이야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자동차에 비하면 손톱만한 휠체어 이야기를 꺼내나 의문이 들 것이다. 그러나 휠체어도 차다.

우선 가격을 한번 따져 보자. 내가 가지고 있는 휠체어는 가격이 2000만 원이 넘는다. 그 말을 하면 휠체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은 기겁을 한다. 그러나 다른 휠체어에 비하면 내 것은 싸구려에 속한다. 내 친구가 타던 휠체어는 7000만 원짜리다. 우선 가격 면에서 차에 뒤지지 않는다.

외관도 최근에 나온 휠체어들은 럭셔리하기 그지없다. 반짝반짝 빛나는 광택을 입은 휠체어들을 보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그래서 요즘 미국 사람들은 휠체어의 캐딜락 혹은 벤츠 같은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 그 화려한 외장에 비장애인들도 한번쯤 타고 싶은 욕심을 내게 된다.

기능면에서도 예전 휠체어가 아니다. 성경은 키는 아무리 걱정해도 키울 수가 없다고 써 있는데 요즘 휠체어들은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가 있어 키를 쑥쑥 올릴 수도 있고 또한 작게 낮출 수도 있다.

거친 산길을 종횡무진 할 수 있는 산악용 휠체어도 있고 모래밭을 달릴 수 있는 탱크형 휠체어도 있다.

이제 차에 뒤지는 것 딱 하나가 있다 속도다. 최근 들어서 휠체어 속도가 많이 빨라져서 시속 30km까지 달릴 수 있는 휠체어들이 나왔지만 아직 속도는 차를 따르지 못한다. 비록 속도 면에서는 조금 뒤지지만 지금까지 설명한 것으로 보아 독자들도 이제 휠체어를 차에 일종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휠체어를 거칠게 사용 하는 편이다. 그래서 휠체어 폭주족 소리를 가끔씩 듣는다. 그러다 보니 고장도 잤다.

사소한 고장은 쉽게 고칠 수 있지만 작년부터 바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해 손을 댈 수가 없게 되었다. 볼베어링이 툭툭 떨어져 나가기 시작하더니 지난달에는 결국 바퀴가 나가버렸다.

바퀴가 총 여섯 개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쯤은 없어져도 괜찮으리라 생각했던 내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바퀴 하나가 빠진 쪽으로 중심이 몰리면서 운전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휠체어 정비소 자동차 정비소 등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단종된 휠체어 종류여서 모두 고개를 저었다.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자랑하는 곳들을 찾아 다녀 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그럴듯한 상술로 사람들을 속이지 말고 그냥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고치라고  충고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새로 하나 장만하려고 가격을 알아보니 아니 3000만 원이란다. 1년 버는 액수를 넘는 돈을 쓰는 것도 아깝고 다른 부분은 다 쓸 수 있는데 바퀴 하나 때문에 버리는 것도 아까워서 고민하던 중에 자동차 왕 윤창길씨가 내 휠체어를 보게 되었다.

그의 눈빛에서 육중한 중압감으로 느낀다.

“부속 구하는 것이 문제이기는 한데…”

지존은 완벽한 자신감이 있어도 하나의 겸손은 남겨두는 법인가 보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읽었다. 100%의 자신감을... 특수 볼베어링을 구입해야 된다는 절대적 문제도 그 앞에서는 고개 숙일 것이라는 것을….

그만큼 그는 오랜 배움을 통해 남들이 넘보지 못하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학교 밖에서 배우는 모든 과정을 평생 교육이라 칭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난한 가정환경 때문에 평생교육이라는 사회 속 배움에 돌입해야 했다.

학교라는 우리 안에 갇혀서 살아 왔으면 평생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그의 탁월한 재능은 자유롭게 배움을 펼칠 수 있는 평생교육을 통해서 무섭게 키워 나갔다.

친척의 철물점에서 작은 농기구를 만들면서 익어간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100명을 이끄는 자동차 관련 회사의 공장장으로 일할 정도로 발전했다.

그는 커다란 꿈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자동차의 나라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미 동부에서 차린 자동차 관련 사업체는 초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의 탁월한 실력으로 상승 궤도를 타 탄탄한 성공의 기회를 마련했다.

유럽산 고급차들이 고장나 아무도 손 못 대는 것을 그는 수 없이 고쳤다. 그런 차를 고치다 보니 수입도 배가 되었다. 그의 손이 진정한 마이다스의 손인 것이다. 그런 사람이 성공 못하면 어떤 사람들이 성공하겠는가.

그의 사업의 성공으로 한국에 있는 두 동생을 데려다 살게 살길을 마련해 주었고 자녀들을 가르쳐 사회에서 우러러보는 훌륭한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평생 교육을 통해서 평생 연마한 특별한 능력을 그는 가족에만 그치지 않았다. 주변과 사회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지속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펼쳐나갔다.

나도 그 중의 하나가 되었다 내가 휠체어 때문에 어려움 겪는 것을 목격한 그는 고쳐 줘야 되겠다는 일념으로 부품을 구하기 위해 주변을 샅샅이 뒤졌고 그래도 찾지 못하자 타주에까지 가서 기어코 부품을 찾아냈다.

그리고 일주일 후 휠체어는 완벽하게 재탄생되었다. 부드럽게 구르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고쳐진 휠체어를 타고 쓸데없이 동네를 뱅글뱅글 돌면서 윤창길씨께 수 없이 감사를 했다.

그의 도움을 받은 사람이 나만이 아니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그 외의 도움을 받고 나처럼 감격해 쓸 것이다.

이제 그는 70대 후반으로 들어서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아주 만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 성공한 자녀들을 보는 것도 행복하고 도와 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는 것도 행복하고 아내와 함께 오래 익혀온 골프를 즐기는 것도 행복 중의 하나다.

그의 말년은 행복하다 평생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평생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평생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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